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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中 투자자 상대 ISDS 승소 … 2641억 지켰다

입력 : 2026-09-13 18:57:25 수정 : 2026-09-13 18: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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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전 민의 중재판정 취소신청 기각
“불법 투자는 투자협정상 보호 불가”
론스타·엘리엇 사건 이은 대응 성과

한국 정부가 중국인 투자자 펑전 민씨가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판정 취소절차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약 2641억원에 달하는 배상 책임을 최종적으로 면하게 됐으며, 취소절차에서 발생한 약 15억원의 소송비용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법무부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취소위원회가 지난 12일 청구인 펑전 민씨의 중재판정 취소신청을 전부 기각했다고 13일 밝혔다.

강준하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이 9월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ISDS 사건 선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강준하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이 9월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ISDS 사건 선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취소위원회는 민씨에게 한국 정부가 취소절차에서 지출한 소송비용 약 15억1283만원과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사건은 민씨가 중국 베이징 소재 화푸빌딩 매입·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둘러싸고 발생했다.

민씨는 2007년 10월 국내에 파이코리아를 설립한 뒤 우리은행이 주선하고 지급보증한 PF 대출을 통해 약 3800억원을 조달했다. 이후 파이코리아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자 대출채권을 인수한 우리은행은 담보로 확보한 회사 주식을 매각했다.

민씨는 이에 반발해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2017년 7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또 대출 과정에서 우리은행 임직원에게 금품이나 이익을 약속·제공한 혐의 등으로 수사와 형사재판을 받았으며, 같은 해 3월 유죄 판결로 징역 6년이 확정됐다.

민씨는 우리은행의 주식 매각과 한국의 민·형사 사법절차가 한·중 투자협정을 위반했다며 2020년 8월 ISDS를 제기했다. 당초 약 2조원에 달했던 배상 청구액은 절차 진행 과정에서 최종 약 2641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원 중재판정부는 2024년 5월 민씨의 회사 설립과 주식 취득이 금융기관 임직원에 대한 금품 제공을 통해 대출을 조달하려는 불법적 계획의 일부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투자는 투자협정상 보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관할권이 없다고 보고 민씨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에 약 49억1260만원의 소송비용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민씨는 같은 해 9월 원 중재판정부가 투자협정과 국내법을 잘못 해석했고, 충분한 변론 기회를 보장하지 않았으며, 판정 이유에도 누락과 모순이 있다며 중재판정 취소를 신청했다. 하지만 취소위원회는 원 중재판정부의 협정 해석이 합리적이었고, 민씨에게 충분한 변론 기회가 보장됐으며 판정 이유 역시 명확하게 제시됐다고 판단했다.

ICSID의 중재판정 취소절차는 사실관계나 법률 판단을 다시 심리하는 항소심과 달리, 중재판정부의 명백한 권한 일탈이나 중대한 절차 위반 등 제한적인 사유가 인정될 때만 판정을 취소할 수 있다.

법무부는 이번 결정으로 국내법상 위법한 투자는 ISDS에서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원칙이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법무부는 “이번 결정으로 국내법상 위법한 투자는 ISDS에서 보호받지 못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며 “소송비용 환수에 최선을 다하고, 청구인 측과 협의해 취소결정문 등을 최대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민씨 측은 향후 45일 이내에 판정 정정이나 보충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이는 결정문상의 오기나 누락 등을 바로잡는 예외적 절차로, 법무부는 실제 신청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정부는 원 중재판정부가 명령한 약 49억원의 소송비용도 아직 자발적으로 변제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중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취소절차에서 발생한 약 15억원의 비용 역시 임의변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극적인 강제집행을 통해 환수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펑전 민 사건에 앞서 론스타와 엘리엇 등 주요 ISDS 사건에서도 중재판정 취소절차에서 잇따라 승소하며 배상 부담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론스타 사건에서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중재판정 일부가 취소되면서 당시 기준 원금과 이자를 합친 약 4000억원의 배상 의무가 소멸했다. 올해 2월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엘리엇 사건에서도 영국 법원이 기존 중재판정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약 1600억원 규모의 배상 의무가 잠정적으로 소멸했다.

이번 결정까지 더해지면서 정부의 ISDS 대응 성과와 국가 재정 부담 경감 효과가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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