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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이창동, ‘韓 영화 최초’ 베네치아 심사위원대상 수상(종합)

입력 : 2026-09-13 11:30:09 수정 : 2026-09-13 11: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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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 넷플릭스 제공
‘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 넷플릭스 제공

 

‘한국 영화의 거장’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능한 사랑’이 한국 영화 최초로 베네치아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했다. 

 

이창동 감독이 13일 이탈리아 베네치아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경쟁 부문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이 감독은 무대에 올라 올해 심사위원이자 시상자로 나선 두치펑(두기봉) 감독이 건네는 은사자상을 품에 안았다.

 

트로피를 손에 쥔 이 감독은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 이 상을 주신 것은 그 질문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겠다”며 감격의 수상 소감을 밝혔다. 

‘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 넷플릭스 제공
‘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 넷플릭스 제공

폐막식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영화에 대한 이 감독의 진솔한 이야기가 더해졌다. “이 영화를 통해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어떻게 영화에 담을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운을 뗀 이 감독은 “타인의 고통 또는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 속으로 가져오면서 소비하는 요소가 많은데, 과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영화에 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영화를 만드는 작업 자체를 통해 그 고통을 함께 나누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인 홍콩 영화 거장 두치펑 감독은 “‘가능한 사랑’은 감독이 만든 작품 중 가장 성숙한 작품이다. 매우 섬세하고 은은하다”며 “영화 속 모든 디테일과 그 안에 담긴 성찰들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절대 이런 영화를 만들지 못할 것 같다”는 말로 찬사를 보냈다. 

 

베네치아영화제 일정을 마치고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참석 중인 배우진도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전도연은 “이번 수상이 다음 작품을 써 내려 가시는 데 큰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감독님의 수상을 보니 벌써 다음에 보여주실 영화가 궁금해진다”는 소감을 전했으며 설경구는 “이 영화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럽고,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감격을 나눴다. 조인성은 “작품이 큰 상을 받게 되어서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마음이다. 이 소중한 결실은 무엇보다 한국 영화를 변함없이 사랑해 주신 분들의 노력과 응원 덕분이다. 감사하다”라는 인사를, 조여정은 “멋진 영화를 만들어주신 감독님께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 하루빨리 더 많은 분과 만나 이 영화가 주는 깊은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말로 개봉을 앞둔 기대감을 전했다. 

이창동 감독이 8일 프랑스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 부티크룸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영화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이창동 감독이 8일 프랑스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 부티크룸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영화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베네치아에서 전해져 온 낭보에 이재명 대통령도 축전을 보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이 감독의 수상 소식을 담은 기사를 공유하며 “이창동 감독님의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앞으로도 한국 영화의 빛나는 여정을 응원하겠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프랑스 생폴드방스에서 열린 국제 영화·영상 산업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을 참석차 출국해 현지에서 전도연·설경구 배우를 비롯한 한국 영화인들과 대화를 나눈 바 있다. 이를 언급하며 지난 뤼미에르 서밋에서 감독님과 배우분들을 뵈었을 때 작품에 대한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직접 전해 들었다”며 “그때의 기대가 좋은 결실로 이어져 더욱 기쁘다”고 전하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우리 영화의 다양성이 더욱 넓어지고, 좋은 작품들이 세계 관객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가능한 사랑’은 현지 공식 상영 직후부터 주요 매체와 평단의 관심을 끌며 수상 가능성이 언급됐다. 24년 만에 다시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으로 돌아온 이 감독이 변함없는 작품 세계와 깊이 있는 연출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지난 12일에는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을 수상했다. 비평가연맹은 이 작품에 대해 “미묘한 힘의 관계를 완벽한 속도감과 여러 층위로 그려내며 착취와 계급을 비롯해 환멸, 사랑, 욕망, 그리고 이야기의 윤리를 탐구한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의 국제비평가연맹상 수상 또한 2002년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이다.

 

베네치아의 성과와 함께, 국내 개봉과 글로벌 공개 일정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다. 넷플릭스 영화인 가능한 사랑은 오는 23일 영화관에서 먼저 개봉된 뒤 오는 1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나아가 내년 3월 열리는 99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돼 오스카에 도전한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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