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죄송하다.”
프로야구 키움의 고민이 깊어진다. 올해도 가을야구 구경꾼이 됐다. 지난 5일 NC와의 홈경기서 패하며 마지막 남은 포스트시즌(PS) 트래직 넘버를 지웠다. 남은 경기서 전승을 거두더라도 현재 5위(PS 마지노선)인 두산을 넘을 수 없다. 벌써 4년째 가을 달력이 비었다. 2022시즌 한국시리즈(KS)서 준우승을 차지한 후 단 한 번도 PS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설종진 키움 감독은 “팬들에게 죄송하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성적이 나지 않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모든 수치가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7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9위), 팀 타율(10위) 모두 하위권다. 5강은 둘째 치고, 당장 탈꼴찌도 쉽지 않다. 바로 위 롯데와도 10경기 이상 벌어져 있다(10.5경기 차). 이대로라면 2023시즌부터 4년 연속 최하위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10개 구단 체제서 가장 오래 꼴찌를 한 팀이 된다. 설 감독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투수 파트를 짚었다. “야구는 투수 싸움이다. 5~6선발까진 있어야 하고 필승조도 1~2명으로 안 된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키움을 ‘1약’으로 평가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두드러지지 않은 탓이다. 지난 3년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김혜성(LA다저스),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주축 자원들이 연달아 해외 진출을 꾀했다. 포스팅 비용으로 곳간을 꽤 두둑하게 채웠음에도 자유계약(FA) 시장서 뒷전이었다. 비FA 다년계약(서건창), 2차 드래프트(안치홍, 추재현, 박진형, 배동현) 등을 활용했지만 분위기 자체를 바꾸진 못했다.
기대했던 자원들의 성장도 더뎠다. 리그서 가장 많은 선수를 기용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스탯티즈 기준)서 전체 톱30에 키움 선수는 없다. 일례로 전체 1순위로 품은 박준현은 아직 경험이 쌓는 과정이다. 17경기서 1승7패 평균자책점 5.28에 그쳤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엔 최소 인원(1명·김건희)이 발탁됐다. ‘에이스’ 안우진은 부상서 복귀했지만 여전히 관리가 필요하다. 올해만 세 차례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
변화가 필요하다. 키움은 KBO리그서 유일하게 모기업 없이 자생하는 구단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화수분 야구’를 지향하며 관심을 받았다. 현 시점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다른 팀들의 먹잇감이 된 듯한 모습이다. 방향성을 확실하게 세워야 할 때다. 기초부터 탄탄하게 다지는 작업이 시급하다. 설 감독이 비시즌 수비 강화에 초점을 두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투수도 실책이 나오면 흔들린다.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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