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먼저 불렸고, 가능성이 그 뒤를 이었다. 일본 여자농구서 잔뼈가 굵은 ‘경력직 신인’ 가네다 마나(28)가 전체 1순위로 여자프로농구(WKBL)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국내 고교 무대를 평정한 임연서(18·광주수피아여고)는 2순위로 BNK의 부름을 받았다.
WKBL 사무국은 19일 청주체육관에서 2026~2027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고교 졸업 예정자 26명, 대학 졸업 예정자 4명, 실업팀 소속 4명, 해외 활동 선수 1명, 외국국적동포 4명 등 총 39명이 참가했다. 2007~2008시즌 단일리그 도입 이후 지난해 40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가장 큰 관심은 단연 첫 번째 지명에 쏠렸다. 신한은행의 선택은 가네다였다. 2024~2025시즌 홍유순, 지난 시즌 이가현을 뽑았던 신한은행은 3년 연속 1순위 지명권을 행사했고, 이번에는 가네다의 이름을 불렀다.
이번 참가자 가운데 이력이 가장 눈에 띈다. 오사카 쿤네이여고와 오사카인간과학대를 거친 가네다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 W리그 샹송 V-매직에서 뛰었다. 이후 토요타 안텔롭스로 옮겨 올해까지 정규리그와 봄농구를 합쳐 통산 공식전 출전만 120경기에 달한다.
일본 국적인 가네다는 한국 국적의 아버지와 과거 한국 국적을 보유했다가 일본으로 귀화한 어머니를 둬 외국국적동포 선수 자격으로 드래프트에 나섰다. WKBL은 외국 국적의 해외 활동 선수 가운데 부모 중 최소 한 명이 현재 한국 국적이거나 과거 한국 국적을 보유한 사례, 그리고 과거 한국 국적을 가졌던 선수로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등록된 적이 없다면 외국국적동포 선수로 인정한다.
곧장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 역시 “일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무엇보다 우리 팀에 바로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라고 봤다. 오랫동안 지켜봤기 때문에 드래프트 참가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꼭 뽑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가네다는 준비해 온 한국말로 “신한은행에서 농구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감격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통역의 힘을 빌려 “전통 있는 팀의 일원이 돼 함께 뛸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BNK는 2순위로 170㎝ 가드 임연서를 호명했다. 이번 드래프트서 고교 최고 유망주로서 일찌감치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연맹회장기와 주말리그 왕중왕전서 최우수상을 차지했고, 올해 춘계연맹전에선 최우수상은 물론, 득점·어시스트·리바운드·수비상까지 더해 5관왕에 올랐다. 오는 10월 말레이시아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18세 이하(U-18) 여자 아시아컵 국가대표에도 승선했을 정도다.
‘피는 못 속인다’는 말처럼 농구인 가족의 계보도 잇는다. 어머니 이자연 씨는 과거 실업농구 외환은행에서 선수로 뛰었고 광주 우산초 코치를 지냈다. 임연서는 “그동안 나보다 더 힘들었을 부모님께서 큰 사랑을 주셨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특히 “처음에는 아버지가 농구를 반대하셨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응원해주신다. 더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다”며 “프로에서 힘든 순간도 잘 버텨 더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직전 시즌 나란히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두 팀이 다시 도약을 준비한다. 신한은행은 경험과 완성도를 갖춘 즉시전력감을, BNK는 성장 가능성이 큰 차세대 특급 가드를 품었다. 서로 다른 기대를 안고 출발하는 가네다와 임연서가 각 팀에 어떤 활력을 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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