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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관절염, 내 무릎 상태 아는 것이 건강관리의 시작

입력 : 2026-08-19 10:10:51 수정 : 2026-08-19 10: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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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수술 이야기가 나오면 한 번 더 망설인다. “조금만 더 버텨보겠다”, “나이가 들면 원래 아픈 것 아니냐”고 생각하며 치료 시기를 미루는 경우도 적잖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은 통증만 참고 견딘다고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다. 연골 손상이 심해지고 관절의 정렬이 무너지면 보행이 어려워지고 활동량 감소에 따른 근력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수술 여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의 무릎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김종우 수원 S서울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이 아프다고 해서 곧바로 수술하는 것은 아니며 증상과 영상검사에서 확인되는 관절염 진행 정도,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 치료 방향을 정한다”며 “반대로 관절 변형과 기능 저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도 통증만 견디며 치료 시기를 늦추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X-ray로 확인하는 퇴행성관절염 단계

 

무릎 퇴행성관절염의 진행 정도를 평가할 때 흔히 활용되는 기준 중 하나가 ‘켈그렌-로렌스분류’다. X-ray에서 관절 간격의 감소, 골극 형성, 뼈의 변화 등을 살펴 관절염의 정도를 0~4단계로 구분한다.

 

KL 0단계는 정상 범위, 1단계는 관절염이 의심되는 단계, 2단계는 비교적 초기 변화가 확인되는 단계다. 3단계에서는 관절 간격 감소와 구조적 변화가 보다 뚜렷해지고, 4단계는 심한 관절 간격 소실과 뼈의 변형 등이 나타나는 중증 단계에 해당한다.

 

초기부터 중등도 관절염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와 운동치료, 체중 및 생활습관 관리,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

 

반면 관절 손상이 심하고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과 기능 장애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검토한다. 환자의 연령과 관절 손상 위치, 다리 정렬 상태 등에 따라 근위경골절골술과 같은 관절 보존 수술이나 인공관절치환술 등이 선택될 수 있다.

 

김 병원장은 “KL 단계는 치료 방향을 판단하는 중요한 참고자료지만 X-ray 숫자만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며 “같은 4단계라도 통증 정도와 보행 능력, 변형 정도, 치료 반응 등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O자 다리·얇아진 허벅지…무릎이 보내는 신호

 

치료 시기를 판단할 때 주목해야 할 변화 중 하나는 관절의 구조적 변형이다.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되면 연골만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관절을 둘러싼 뼈와 인대, 근육의 기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무릎 안쪽 관절이 심하게 닳으면 다리의 정렬 축이 변하면서 O자 형태가 두드러질 수 있다.

 

예전보다 다리가 눈에 띄게 휘거나 서 있을 때 무릎 사이 또는 발목 사이의 간격이 달라졌다면 단순 통증을 넘어 관절 구조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의 신호는 허벅지 근육 감소다. 무릎이 아프면 걷는 시간이 줄고 계단이나 외출을 피하게 된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허벅지 근력이 떨어지고, 다시 무릎을 지지하는 힘이 약해져 활동이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김 병원장은 “환자들이 통증만 중요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보행 능력과 근력 변화도 매우 중요하게 본다”며 “무릎 통증 때문에 활동량이 현저히 줄고 허벅지가 눈에 띄게 가늘어졌다면 관절 상태와 함께 근력 저하 정도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만히 있어도 아프고 밤잠 깬다면 진료 필요

 

통증의 양상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초기 관절염은 오래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병이 진행되면 활동할 때뿐 아니라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도 통증이 이어질 수 있다. 밤에 무릎 통증 때문에 반복적으로 잠에서 깨거나 일상적인 외출과 장보기조차 어려워진다면 관절염이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이 단계에서는 “조금 더 참아보자”는 생각보다 현재 치료가 효과를 내고 있는지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약물이나 주사치료를 반복하고 있음에도 통증이 지속되고 관절 변형과 기능 저하가 진행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포함한 다음 단계의 치료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근위경골절골술은 특정 환자에서 손상된 관절 부위에 집중되는 체중 부하를 분산시켜 자신의 관절을 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관절 보존 수술이다. 반면 관절 손상이 광범위한 말기 관절염에서는 손상된 관절면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김종우 병원장은 “무조건 수술을 서두르는 것도, 무조건 참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며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뿐 아니라 다리 변형은 없는지, 근력이 떨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잠이나 보행 같은 일상생활이 무너지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퇴행성관절염 치료의 시작은 ‘수술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닌 내 무릎이 현재 어느 단계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라며 “정기적인 진료와 영상검사를 통해 변화를 확인하고 그 시점에 맞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무릎 건강을 오래 지키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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