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던졌죠. 역시 경험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염경엽 프로야구 LG 감독이 카를로스 카라스코의 KBO리그 데뷔전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만 압도적인 투구에도 8회 등판은 애초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남은 시즌을 위한 빌드업이 우선이었다.
염 감독은 2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전체적인 구종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다는 게 카라스코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영상으로 봤을 때보다 실제 공의 움직임이 훨씬 좋았다. 프런트가 좋은 투수를 잘 데려왔다”고 말했다.
카라스코는 전날 두산을 상대로 치른 데뷔전서 7이닝 동안 21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안타와 볼넷은 물론 몸에 맞는 공도 하나 없이 7이닝 퍼펙트 투구를 완성했다. LG가 8회 불펜을 가동하면서 대기록 도전은 멈췄지만,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112승 투수의 관록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명불허전이었다. LG는 지난달 22일 카라스코와 총액 36만 달러에 계약했다. 카라스코는 MLB서 17시즌 동안 343경기(선발 286경기)에 등판해 112승105패 평균자책점 4.24를 써낸 바 있다. 이 가운데 2017년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당시 인디언스) 소속으로 18승을 수확, 아메리칸리그 다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와중 KBO리그에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기록에 가까이 다가갔다. 팀적으로 아쉬울 법도 했을 터. 수장은 고개를 저었다. 교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설명이다. 카라스코는 최근까지 선발이 아닌 중간 투수로 뛰어 한 경기 투구 수가 20∼30개 수준에 머물렀다. 70개 이상을 던진 것도 약 두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염 감독은 “원래 약속은 6회 투구까지, 혹은 70구 미만이었다. 선수는 60∼65구 정도를 원했지만, 다음 단계를 위해서는 70구까지 던질 필요가 있었다”며 “6회까지 던지기로 했는데 투구 수에 여유가 생겨 양해를 구하고 7회에 한 번 더 올렸다. 선수는 해줄 만큼 충분히 해줬다”고 설명했다.
8회까지 밀어붙일 생각은 없었다. 무리하게 기록을 좇다가는 향후 선발 로테이션 소화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카라스코는 앞으로 5일 휴식 후 정상적으로 등판하며, 다음 경기에서는 한도를 80구 안팎으로 늘릴 예정이다.
염 감독은 노련한 경기 운영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타자와 싸우는 자신만의 전략을 갖고 던지는 것과 단순히 공을 뿌리는 것은 다르다”며 “어느 리그에서든 100승 이상을 거뒀다는 것은 오랫동안 꾸준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첫 등판부터 노련한 제구는 물론, 탁월한 수싸움 능력까지 두루 증명했다. 건강하게 선발 투구 수를 끌어올린다면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는 후반기 LG 마운드에 든든한 중심축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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