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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표가 답일까… 축구협회 직선제, 결국 중요한 건 '견제'다

입력 : 2026-07-26 07:00:00 수정 : 2026-07-26 09: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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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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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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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이 뽑는 협회장’이 한국 축구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대한체육회가 최근 회원종목단체 회장 궐위 시 선출 기한을 연장하고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면서 산하 종목단체인 대한축구협회의 회장 선거 제도도 변화를 앞두고 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박지성이 공동 위원장을 맡은 K-축구 혁신위원회는 기존 300명 이내 간선제에서 벗어나 수천 명 규모의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사실상 직선제 수준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축구협회장 선거는 협회 대의원과 K리그 선수와 지도자, 심판, 축구동호인 등 축구계 종사자를 무작위로 추첨해 300명 이내의 제한된 간선제로 진행됐다. 하지만 선거인단 규모가 작다 보니 특정 세력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하면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대표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직선제 확대의 가장 큰 명분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거인단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부작용은 포퓰리즘 공약이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완전한 제도는 없기 때문에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직선제가 된다면 지방선거처럼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할 수 있다. 장기적인 축구 발전 전략보다 단기적인 혜택을 약속하는 공약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경계했다.

 

해외 사례 역시 직선제가 만능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211개 회원협회가 한 표씩 행사하는 간선제로 선출된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55개 회원협회가 투표권을 가진다. 이는 방식보다 회장의 권한 분산과 견제 장치를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 감사기구의 실질적인 권한, 의사결정 과정의 공개와 투명성 확보 등을 통해 회장 권한에 대한 통제가 그만큼 중요해졌다.

 

지난해 한국체육학회지에 게재된 ‘체육단체 선거제도의 민주성 증진에 관한 시론적 연구’에는 “독립적인 감사 기구의 권한을 강화하고 중대한 비위 행위나 직무 유기 시 회장을 소환하거나 해임할 수 있는 절차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제도들은 단순히 사후 처벌을 위함이 아니라, 체육단체 거버넌스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구조적 취약성으로 인한 제도적 붕괴를 예방하는 핵심적 안전장치로서 기능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실리기도 했다.

 

한 체육계 전문가는 “(문제가 발생한) 협회에 대한 징계 관리 감독 기능을 문화체육관광부에 더 확대시켜주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지금은 징계 권고 수준이 전부이지만 국민 눈높이나 일반 상식에 어긋나는 결정이 내려지면 곧바로 징계를 줄 수 있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내다봤다.

 

늘어나는 선거비용 역시 경계해야 한다. 수천 명의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선거를 치르려면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비용은 물론 선거 관리와 투표 시스템 구축에도 적지 않은 행정력이 투입된다. 전자투표가 해법으로 떠오르지만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는 전자투표를 금지하고 있다. 또 다른 축구계 관계자는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이 온라인이 아닌 대면 투표를 하면 수억원에서 수십억이 들 수 있다”고 했다. 각 협회가 감당하기에는 적지 않은 규모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선거 운동의 약간의 제약을 주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후보자들이 일일이 투표권자를 만나는 것보다 SNS 등으로만 자신의 정책을 알릴 수 있는 방식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결국 핵심은 ‘누가 뽑느냐’보다 ‘뽑힌 뒤 어떻게 견제하느냐’다. 선거인단 확대는 한국 축구 개혁의 한 축일 뿐이다. 권한 분산과 투명한 거버넌스 구축이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제도 개편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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