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환자 6669명 분석
“30일 이상 복용자, 29% 낮아”
허리디스크 환자가 한약을 꾸준히 복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척추 수술을 받을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한약 치료와 허리디스크 환자의 요추 수술 위험 간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최신 약리학 연구(Frontiers in Pharmacology)’에 게재했다고 16일 밝혔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돌출돼 주변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다리 저림, 당기는 듯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 초기에는 진통제나 소염제, 한의치료, 물리치료 등 수술하지 않는 방식이 우선 적용된다. 다만 통증이 심하거나 근력 저하 등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나면 수술을 고려한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자생한방병원 등 4개 한방병원에서 허리디스크로 처음 진료받은 환자 6669명을 분석했다. 병원 전자의무기록과 한약 처방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를 결합해 환자들의 수술 여부를 최대 2021년 7월까지 추적했다.
환자들은 조제 한약을 30일 이상 복용한 한약군과 30일 미만 복용한 대조군으로 나눴다. 이후 추간판절제술과 후궁절제술, 척추유합술 등 요추 수술을 받은 비율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한약군의 요추 수술 위험은 대조군보다 29% 낮았다. 연령과 성별뿐 아니라 동반질환과 다리 방사통의 통증 정도 등을 반영한 뒤에도 같은 결과가 유지됐다.
연구에서 제시된 위험비는 0.71이었다. 위험비가 1보다 낮으면 비교 대상보다 해당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한약군의 위험비가 0.71이라는 것은 대조군보다 수술 위험이 29% 낮았다는 의미다.
환자들의 병원 이용 횟수까지 반영한 추가 분석에서는 한약군의 수술 위험이 최대 4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병원을 자주 찾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한약 복용과 수술 위험 감소의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한약이 수술 위험을 직접 낮춘다는 인과관계를 확정한 연구는 아니다. 실제 진료자료를 바탕으로 한 관찰연구인 만큼 환자의 건강 상태나 치료 선택 등 분석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기존 기초연구에서 한약이 디스크 주변의 염증 반응을 줄이고 디스크 세포 손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보고된 점과 이번 결과가 관련될 수 있다고 봤다.
이윤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부소장은 “실제 진료자료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결합해 한약 치료와 허리디스크 환자의 장기적인 수술 위험 감소 간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대규모 관찰연구와 무작위 대조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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