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은 당뇨 환자들에게 유독 가혹하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혈당 조절이 쉽지 않은 데다, 시원한 샌들이나 슬리퍼를 자주 신어 발이 외부 자극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작은 상처가 ‘절단’으로 이어지는 이유
‘당뇨병성 족부병증’으로 불리는 당뇨발은 당뇨 환자 4~5명 중 1명이 겪는 흔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이다. 고혈당이 오래 지속되면 혈관과 신경이 망가져 발끝의 감각이 무뎌진다. 이로 인해 발톱을 깎다 베이거나 물집이 잡혀도 통증을 느끼지 못해 병을 키우기 쉽다. 더욱이 혈류 공급마저 원활하지 않아, 가벼운 상처도 쉽게 궤양이나 조직 괴사로 악화된다.
◆“발을 얼굴처럼”… 꼼꼼한 매일 관찰이 최선의 예방
당뇨 환자는 무더위 속에서도 외출 시 반드시 땀 흡수가 잘 되는 양말과 꽉 끼지 않는 막힌 신발을 신어 발을 보호해야 한다. 밝은색 양말을 신어 발 상처로 인해 피가 나진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재익 민트병원 혈관센터 대표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은 “당뇨 환자는 발을 얼굴처럼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매일 취침 전 발을 씻어 보습하고 작은 상처나 무좀은 없는지, 피부색이 붉거나 푸르게 변하지 않았는지, 발이 차갑고 저린 증상이 있는지, 발의 감각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리 절단 막는 ‘혈관개통술’, 조기 치료 시 성공률 90% 이상
발에 미세한 상처나 갈라짐이라도 생겼다면 지체 없이 당뇨발 치료 병원을 찾아 초음파검사로 혈관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과거에는 괴사가 진행되면 발을 절단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건강한 조직을 덮는 재건수술이나 막힌 혈관을 개통하는 ‘혈관개통술’로 발을 보존하는 사례가 많다.
인터벤션 영상의학 치료법인 혈관개통술은 미세한 주삿바늘 크기의 침습을 통해 풍선 카테터나 스텐트를 삽입해 노폐물로 막힌 혈관을 넓히고 혈류를 되살려 주는 치료다. 하지만 진단이 늦어 괴사가 많이 진행되었다면 혈관 개통 시술을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어 무엇보다도 초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 대표원장은 “당뇨발 조기 진단을 통해 제때 혈관개통술을 시행하면 성공률이 90% 이상에 달해 다리 절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며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당뇨가 있다면 평소 발 상태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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