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욘세, 원조 서머퀸, 그리고 솔로 아티스트. 화려한 수식어 뒤에 숨겨진 진짜 효린은 어떤 모습일까. 데뷔 17년 차 가수 효린이 음악을 사랑하고 가수의 꿈을 키우던 ‘그때’를 떠올리며 신보 오리지널린(OriginaLyn)을 내놓았다.
효린이 22일 발매한 미니 4집 오리지널린은 영단어 ‘오리지널’과 효린의 이름 ‘린’을 결합한 타이틀이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효린만의 음악과 정체성을 담았다. 전작에서 음악에 자신을 투영시키는 방법을 택했다면, 이번엔 있는 그대로의 효린을 표현했다. 꾸미지 않고, 가장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오리지널함’에 주목했다.
피지컬 앨범은 4년 만이다. 컴백을 앞두면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오지만, 이번엔 팬들에게 손에 잡힐 수 있는 선물을 줄 수 있어 기쁜 마음이 크다. 효린은 22일 “체크(ChecK)가 내게 주는 에너지가 너무 좋다. 속 시원하게 노래하며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효린의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2010년 데뷔한 그룹 씨스타의 리더이자 메인보컬로 활약했다. 10년을 훌쩍 넘는 시간동안 K-팝을 대표하는 걸그룹 멤버에서 솔로 가수로, 그리고 1인 기획사를 운영하는 대표직까지 겸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진득하게 음악 작업을 할 시간도 예전보다 확연히 줄었다. 꼬박 4년이 걸렸지만 7곡을 꽉 채운 선물 같은 앨범을 발표할 수 있었다.
타이틀곡 체크는 효린을 향한 시선과 감정을 당당하게 확인하는 순간을 노래한다. 기다리기보단 주도권을 쥐고 관계를 이끌어가는 쿨하고 세련된 감성을 그렸다. 특유의 파워풀하면서도 여유로운 보컬이 더해져 짜릿한 해방감을 안기는 곡이다.
‘쿵, 쿵, 쿵’ 도입부를 장식하는 비트를 듣자마자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가수를 꿈꾸던 그가 음악에 대해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었던 때가 떠올랐다. 당시 영감을 줬던 음악들이 떠오르며 잊고 있었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곡이었다.
그때 그 시절의 Y2K 감성은 효린의 삶 속에도 스며들어 있었다. 데스티니 차일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어셔,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의 음악은 연습생 때부터 익숙하게 들어왔던 터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플레이리스트에 옛날 노래가 채워지더라. 들으며 감탄하게 되고, 언제 나온 음악인지 찾아보면 Y2K 음악인 경우가 많았다”며 “그때의 기분을 그대로 살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체크 뮤직비디오를 보면 ‘효린이 돌아왔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구릿빛 피부색에 길게 늘어뜨린 머리, 핫팬츠에 오픈힐까지 ‘한국의 비욘세’로 불리던 효린의 전성기가 떠오른다. 유쾌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속에서도 베테랑다운 변주를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오픈힐은 포기할 수 없는 장치였다. 예전엔 발목을 잡아주는 앵클힐을 신었다면, 이번엔 발등이 시원하게 보이는 오픈힐을 택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더 시원하고 섹시하고 예뻐보이기 때문이다. 빈티지한 감성엔 오픈힐이 적합하다는 생각도 했다. 그는 “씨스타 때도 힐을 신고 활동했으니 괜찮겠지 싶었는데, 뮤비를 찍다가 더이상은 못 찍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신자고 했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예쁜 걸 포기할 수 없었다. 어려우니 더 해내고 싶었다”고 도전정신을 되새겼다.
해보지도 않고 후회하긴 싫었다. 어차피 후회할 거면 해보고 후회하자는 마음으로 앨범을 준비했다. CD 대신 LP를 택한 것도 효린의 결정이었다. “Y2K 콘셉트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싶다면 옛날 방식의 피지컬 앨범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돈이 굉장히 많이 들더라”라며 쾌활한 웃음을 보였다.
앨범명을 보면 효린은 원래 어떤 아티스트였을까 생각에 잠긴다. 시원한 성격만큼 뻥 뚫리는 보컬, 파워풀한 춤 선까지 독보적인 색을 가졌다. 이번 앨범에서는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효린의 보컬에 놓칠 수 없는 트렌디함도 가져가고자 했다. 건강미도 효린의 강점 중 하나다.
그는 “몸이 시원하게 보여야 하는데 살을 빼자니 근육 빠질까 걱정되고. 건강미를 놓치지 않으면서 예뻐 보이는 몸매를 어떻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여름 컴백에 빼놓을 수 없는 서머퀸 키워드도 있다. 효린은 “예전엔 부담됐는데, 내려 놓게 되더라. 여름을 공략해 틀에 박히고 싶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저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여름에 활동할 수 있다는 자체에 행복을 느낀다.
회사가 만들어준 씨스타 효린의 이미지가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며 가수를 꿈꾸던 소녀 김효정을 떠올렸다. 당시 품었던 본질을 되새기며 ‘오리지널린’을 작업했다. 수록곡마다 장르도 보컬색도 모두 다르다. 예전엔 높은 음역을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면, 이번 작업을 통해 고음이 아니라도 충분히 시원하게 들릴 수 있는 음역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부단히 노력하고 도전한다. 미처 찾지 못했던 자신의 장점을 찾으면서도 억지로 만들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게 됐다.
효린은 “내가 이 일을 정말 사랑한다는 걸 확실하게 깨달았다. 너무 사랑하면 힘듦을 덮게 되더라. 잘하고 있다고, 대견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다”면서 “희망을 계속 품고 있어야 그 일이 일어난다는 걸 깨달았다.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라고 진심을 꺼내 보였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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