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연습실에 모여 꿈을 키우던 여섯 소년이 ‘꿈의 무대’ KSPO DOME을 가득 채우는 어엿한 청년으로 자라났다. 더 나은 무대를 위한 치열한 고민, 팬들을 향한 무한한 사랑이 모인 결과다. 지루할 틈 없이 실력으로 몰아친 공연은 보이넥스트도어의 다음 스텝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보이넥스트도어가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첫 월드투어 ‘낙원 Vol.2(KNOCK ON Vol.2)’ 인 서울의 마지막 날 공연을 열었다.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열린 공연은 약 3만 2000여 명의 관객이 객석을 채웠다.
◆집 짓는 보넥도…“재개발 가시죠”
2023년 5월 데뷔해 올해로 3주년을 맞은 보이넥스트도어는 지난달 첫 정규앨범 ‘홈(HOME)’을 발표했다. 데뷔 초부터 ‘옆집 소년들’로 불려 온 시간을 되돌아보며 그간 겪은 감정과 기억을 진솔하게 풀어낸 이 앨범에는 사랑, 이별, 청춘의 성장과 아픔을 주제 삼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트랙이 채워졌다. 이날 공연은 ‘홈’을 기반으로 그간 발표한 보이넥스트도어의 히트곡들을 촘촘하게 만나볼 수 있었다.
오프닝 곡으로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며 멤버 전원이 곡 작업에 참여한 ‘06070’을 선곡했다. 일찌감치 ‘전석 매진’을 기록한 공연장에는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이 무더위를 잊은 듯 열광적으로 공연을 즐겼다.
막내 운학은 반한 눈으로 관객석을 바라봤다. 오프닝 세션부터 일어나서 뛰며 공연을 즐기는 원도어에 모습에 감동한 듯 “일어나서 뛰어달라고 하니까 다같이 뛰어 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원도어가 이렇게 잘 즐겨주시면 우리도 잘 즐길 수밖에 없다. 이 텐션 그대로 쭉 가보자”라며 “다 부수고 가겠다”고 포부를 빛냈다.
운학의 격한 포부에 성호는 “이번 콘서트의 콘셉트가 우리와 원도어가 함께 ‘홈’을 짓는 건데 부순다고 하다니”라며 웃어 보였다. 그리고 이내 “집을 부수고 다시 리모델링 해서 가보자. ‘재개발’ 가시죠”라고 외쳐 환호를 받았다.
보이넥스트도어가 널리 ‘바이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한 신보 타이틀곡 ‘바이럴(VIRAL)’을 비롯해 ‘아이 필 굿(I Feel Good)’, ‘123-78’, ‘오늘만 I LOVE YOU)’ 등 떼창 유발의 곡들이 울려 퍼졌다. 이어 ‘쏘 렛츠 고우 씨 더 스타즈(So let’s go see the stars)’를 시작하며 “모두 휴대폰을 들고 플래시를 켜 달라”는 멤버들의 요청이 있었다. 천장엔 별처럼 쏘아 올린 조명이 가득 찼고, 객석 역시 관객들이 내뿜는 불빛이 가득 채워졌다.
◆공연장이 공항·영화·분장실로…최초 공개만 8곡
‘장난쳐’, ‘기억해줘요’, ‘업사이드 다운(Upside Down)’, ‘잼!(JAM!)’, ‘배스룸(Bathroom)’, ‘아이 원더(I Wonder)’와 ‘아이 원더, 얼웨이즈(I Wonder, Always)’, 그리고 앵콜 무대의 ‘카운트 투 러브(Count To Love)’ 한국어 버전까지 최초 공개되는 무대도 화수분 같이 펼쳐졌다.
리우는 ‘기억해줘요’에 앞서 “우리만의 ‘홈’을 만드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 멤버들을 믿고 함께해준 가족들, 그리고 멤버들과 원도어는 무엇과도 바꿀 수도, 바꾸지도 않을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에게 이 곡을 바친다”는 뭉클한 소개를 했다. 멤버들이 진심을 꾹꾹 눌러담아 쓴 ‘기억해줘요’가 끝나자 경청하던 관객들은 함성을 내지르기 보다는 뜨거운 박수로 무대 위 여섯 청년에게 응원을 보냈다.
‘업사이드 다운’은 메인 무대 전반을 분장실로 꾸몄다. 옷걸이에 가득 걸린 의상들과 형형색색의 가발을 쓴 댄서들, 이들과 어우러진 멤버들은 마친 뮤지컬의 한 장면 같은 무대를 연출했다.
이에 앞서 공항 출국장을 본 딴 세트에 명재현의 멋진 안내 방송을 엮어 준비한 ‘리브 인 파리(Live in Paris)’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을 비롯해 각 도시의 이름이 새겨진 전광판 구성에 관해 명재현은 “게이트 오픈이 ‘서울‘ 밖에 안 되어 있다. 이제 다른 도시들을 하나씩 오픈하러 갈 예정”이라며 월드투어의 시작을 알렸다.
멋진 클래식카를 무대로 옮겨 온 ‘헐리우드 액션(Hollywood Action)’과 차에 올라타 선글라스 퍼포먼스까지 소화한 ‘나이스 가이(Nice Guy)’까지 볼거리가 가득했다. LED 타워를 활용해 계단식 무대를 구성한 ‘배스룸’도 인상적이었다.
절도있는 안무와 의상이 돋보인 ‘똑똑똑’ 무대는 압도적인 분위기로 공연장의 공기를 바꿔 놓았다. 30인의 댄서와 펼친 메가 크루 퍼포먼스는 ‘원 앤 온리(One and Only)’와 ‘잼!’까지 이어졌다.
멘트는 줄이고 무대를 늘렸다. ‘기억해줘요’부터 엔딩 구간 직전까지 무려 10곡을 내리 달렸다. 해당 구간을 마친 명재현은 “우리가 힘든 것과 비례하게 원도어가 좋아해 주더라”고 웃으며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곡과 곡 사이의 음악을 채워가다보니 멘트는 사라지고 점점 곡 수가 늘어가더라”고 이유를 밝혔다.
최초 공개하는 ‘기억해줘요’와 ‘업사이드 다운’의 안무도 공연을 위해 제작했다. ‘나이스 가이‘ 일부를 베이스 연주로 채운 태산의 도전도 돋보였다. 전곡 밴드 반주로 채워져 라이브를 듣는 재미를 키웠고, 특히 ‘잼!’의 프리스타일 구간은 멤버들도 만족할 만큼 다채롭게 채워졌다.
◆‘400년’ 약속한 보넥도♥원도어…“397년 남아”
지하 연습실에서 데뷔를 꿈꾸던 여섯 소년이 ‘꿈의 무대’ KSPO DOME에 다시 올랐다. 지난해 단독 투어의 마침표를 찍은 KSPO DOME 무대에서 첫 월드투어의 의미있는 출발을 맞았다. 보는 이들마자 뿌듯하게 만드는 보이넥스트도어의 성장기다.
공연을 시작하며 멤버들이 당부한 것처럼 원도어는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뛰며 즐겼다. 관객들의 반응에 멤버들도 신이 난 듯 무대 곳곳을 달렸다. 메인 무대부터 중앙 돌출 무대, 양 옆으로 뻗은 길목을 오가며 사방의 원도어와 진하게 눈을 맞췄다. “마지막 곡”이라는 너스레에 관객들이 아쉬움을 표하자 “오늘은 걸어 가겠다. 매니저님을 먼저 퇴근 시켰다”는 너스레로 무려 3시간에 걸쳐 무대를 꾸몄다.
공연 말미 명재현은 “원도어가 없으면 우리는 존재할 수가 없다. 누군가 나에게 ‘K-팝 가수는 언젠가 이별한다고, 우리를 좋아하다가 다른 가수를 좋아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 하지만 그 말을 안 믿으려 한다. 여러분은 400년 동안 나만 좋아해 줄 것 같다”고 바람 섞인 고백을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에게 사랑받는 가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가수가 될 자격을 주셔서 감사하다. 언제까지나 사랑하겠다”고 감동의 소감을 밝혔다.
줄곧 “보고 싶은 공연을 하는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말해온 리우는 이날도 관객들의 만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어떻게 해야 여기 있는 시간과 공간을 아깝게 느끼지 않을지, 어떻게 해야 행복한 추억만 가지고 갈 수 있는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수없이 많은 무대에 섰지만 원도어만 있는 공연이 좋다. 어딜 가도 나를 사랑해주는 공간이라는 게 좋다. 끝까지 좋은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태산은 “투어를 하면서 지치고 힘들 때도 있겠지만, 오늘의 좋은 추억을 떠올리며 긍정적인 생각만 하게 될 것 같다”며 “우리가 무대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도어다. 400년 함께하자고 했는데, 이제 397년 남았다. 항상 우리가 기대한 이상으로 좋아해주셔서 밝게 웃으며 공연할 수 있다”고 원도어를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응원봉으로 가득 찬 객석을 보는 막내 운학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그는 “여러분이 우리의 전부다. 관객들의 삶에 가장 특별한 날을 만들어 주는 게 공연을 하는 이유”라고 힘주어 말하며 “여러분이 그 마음을 느꼈다면 소원성취”라고 말했다. 이어 “1년 동안 이 날을 기다렸다. 서울 공연을 마치니 감이 온다. 이번 투어도 무조건 재밌을 거고, 훨씬 좋아져서 돌아올 거다. 우리가 없는 동안 각자의 삶 속에서 열심히 살다가 또 만나자”고 다시 만날 그 날을 약속했다.
서울 공연을 마친 보이넥스트도어는 오는 31일부터 사흘간 부산에서 열기를 이어간다. 처음 여는 부산 단독 콘서트에 이어 일본 6개 도시, 북미 10개 지역, 아시아 6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지난해 13개 도시 23회 규모의 단독 투어를 열었던 보이넥스트도어는 규모를 키워 첫 월드투어로 총 24개 도시, 35회 공연을 열고 전 세계 원도어를 만나러 간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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