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들의 전성시대다.
연일 선방 쇼를 펼치고 있다. 화려한 득점포보다 더 눈부신 방패의 향연이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골키퍼들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이들의 활약 덕분에 각 국가들도 토너먼트 진출 확률을 한층 높이는 모양새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단연 카보베르데 보지냐다. 40세의 나이에 첫 월드컵 본선 무대를 소화 중인 그는 이번 대회 최고의 슈퍼스타로 급부상했다. 보지냐는 지난 16일 세계랭킹 2위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무실점 클린시트를 작성했다. 무려 7개의 선방을 기록했다. 이 중 박스 안 선방만 6개에 달했다.
22일 우루과이전에도 보지냐의 존재감은 빛났다. 공식적인 선방 기록은 없었지만, 영리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미국 매체 AP통신은 “슈팅 각도를 좁히며 상대 공격수들의 슈팅을 어렵게 만들었다. 후반 막판 우루과이의 두 차례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를 넘어간 이유”라며 그의 완벽한 위치 선정을 극찬했다.
퀴라소의 엘로이 룸도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룸은 15일 첫 경기 독일전에서 7실점을 했지만, 4차례 선방과 3번의 걷어내기로 분전했다. 백미는 21일 에콰도르전. 룸은 무려 15차례의 선방을 기록하며, 무실점 클린시트를 달성했다. 박스 안 선방만 10차례에 달했다. 에콰도르 간판 공격수 에네르 발렌시아는 7개의 슈팅(유효슈팅 5개)을 날렸으나, 모두 룸의 벽에 막혔다.
룸은 90분당 선방 1위(9.50회)로 우뚝 섰다. 2위 그룹인 도미니크 리바코비치(크로아티아)와 모하메드 알 오아이스(사우디아라비아)의 7.00회를 훨씬 웃도는 압도적인 수치다.
대회 전 경기 무실점 행진을 달리는 수문장들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멕시코의 라울 랑헬과 스페인의 우나이 시몬이 그 주인공이다.
랑헬은 이번이 첫 월드컵 출전이다. 하지만 안정감은 베테랑 수준이다. 레전드 기예르모 오초아를 제치고 주전을 꿰찬 자격을 증명하고 있다. 12일 남아공전에서 2개의 선방으로 2-0 승리를 이끌었다. 19일 한국전에서도 두 차례 위기를 넘기며 한국에 0-1 패배를 안겼다. 오는 25일 체코전에서도 무실점을 기록하면 1970 멕시코 대회의 이그나시오 칼데론에 이어 멕시코 선수 월드컵 최다인 3경기 클린시트와 타이를 이루게 된다.
스페인 주전 수문장 시몬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조안 가르시아(바르셀로나)와 다비드 라야(아스널)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밀어냈다. 시몬은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축구대표팀 감독의 신임에 완벽히 부응하고 있다. 지난 2경기 동안 선방 두 차례를 기록했다. 카보베르데와 사우디의 공세가 날카로웠지만, 시몬은 탄탄한 수비 조율로 최후방을 든든하게 사수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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