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과 미술 작품들이 영국 관람객과 만난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기증한 문화유산과 미술품으로 구성된 이건희 컬렉션 해외 순회전이 런던에서 막을 올린다.
영국박물관은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0월1일부터 2027년 1월31일까지 제35전시실에서 한국 특별전 코리아(Korea)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 가운데 엄선한 작품을 중심으로 꾸려진다.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유산을 비롯해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작품 총 100건이 출품될 예정이다.
이건희 컬렉션은 고 이건희 회장이 평생 수집한 한국 미술품과 문화유산을 유족이 국가에 기증하면서 조성된 대규모 문화 자산으로, 한국 미술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이번 순회전은 개별 작품의 가치를 넘어 한국 문화의 역사적 맥락과 예술적 다양성을 세계에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표 출품작으로는 조선 시대 진경산수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고려청자의 빼어난 조형미를 보여주는 청자상감 국화무늬 조롱박 모양 주자, 조선 백자의 절제된 아름다움을 담은 백자 청화 대나무무늬 각병 등이 있다. 전통 회화의 상징성을 담은 십장생도 병풍, 민화 특유의 해학과 생동감이 살아있는 호작도(호랑이와 까치)도 함께 전시된다.
이번 특별전은 특정 시대나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한국 미술의 발전 과정을 조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원전 300년 무렵부터 현대에 이르는 2000년 이상의 시간을 시대순으로 구성해 한국 예술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왔는지 보여준다. 전시장에서는 고대 금속 장신구와 불교 조각으로 초기 한국 문화의 미적 감각을 소개하고, 고려 청자와 조선 수묵 산수화, 궁중 회화 등을 통해 각 시대의 사상과 생활상을 조명한다. 현대미술 작품까지 아울러 전통과 현대가 이어지는 한국 예술의 흐름을 선보일 계획이다.
영국박물관은 이번 전시에 대해 “유럽에서 지난 40여년 동안 열린 한국미술 전시 가운데 가장 포괄적인 연대기적 전시”라며 “출품작 상당수가 영국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왕실과 궁궐, 사찰, 선비의 서재, 민가, 현대 예술 공간 등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탄생한 작품들이 한국 역사의 장대한 서사를 들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던 전시는 이건희 컬렉션 해외 순회전의 세 번째 일정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 첫 전시는 약 8만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해당 박물관 최근 5년간 특별전 가운데 최다 기록을 세웠고, 두 번째 전시가 현재 시카고미술관에서 7월5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순회전은 영국 개최로 한국 문화유산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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