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좋은 날씨에 한국 강아지들과 벚꽃 보며 산책할 수 있어 좋았어요.”
국적은 다르지만 유기동물을 향한 마음은 똑같은 세계의 친구들이 모였다. 펫푸드 기업 네츄럴코어와 ESG콘텐츠 기업 안드레의바다가 손잡고 조직한 ‘글로벌 프렌즈 봉사단’이다. 지난 4일 경기 성남시의 유기동물 보호소 KK9레스큐에서 봉사활동을 마친 조사야(잉글랜드)는 능숙한 한국말로 소감을 전했다.
이날 조사야 외에도 조아(헝가리), 제니(호주), 조셉(가나), 니키타(인도)까지 유학 등으로 한국서 생활하면서 봉사활동 및 동물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이 동참했다. 여기에 네츄럴코어 임직원 9명과 안드레의바다 관계자들까지 모두 20여 명이 휴일 오전부터 봄비가 내리는 이곳 동물보호소를 찾았다.
이들은 우선 네츄럴코어가 기부한 사료 260㎏을 힘을 합쳐 옮긴 뒤 약 1시간 동안 견사 청소 및 재정비, 계류 공간 청소를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그동안 보호견들은 야외공간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비가 그치고 날이 개면서 따스한 햇살과 맑은 공기를 온몸으로 즐겼다.
다음은 산책 봉사. 입양을 기다리는 보호견들에겐 낯선 사람과의 유대 등 사회화를 위해서 산책이 중요하다. 하지만 약 140마리가 지내는 이곳 보호소에서 자체 인력만으로는 모든 개들이 매일 산책을 하기 어렵다. KK9 러스큐 관계자는 “오늘처럼 봉사자 분들이 함께 꽃놀이도 하고 바람을 쐬면 강아지들에게는 너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산책 메이트의 이름과 특성, 산책 주의사항 등을 교육 받고 본격적인 산책이 시작됐다. 조셉은 조금 더 특별한 강아지와 함께했다. 소뇌소축증을 앓고 있어 보행이 어려운 ‘슈슈’를 개모차에 태우고 보호소 근처를 걸었다.
조사야, 제니, 조아, 니키타도 각자 짝궁의 이름을 자주 부르고 중간중간 간식도 주고 잠시 쉴 때는 등과 머리를 쓰다듬으며 교감했다. 이들은 벚꽃과 개나리를 배경으로 강아지와 기념사진을 찍고, 네츄럴코어 임직원들과도 영어와 한국어로 담소를 나누며 정을 쌓았다.
4시간 넘게 이어진 봉사활동을 마친 뒤 제니는 “일반 봉사는 여러 번 해봤지만 강아지를 위한 활동은 처음인데 매우 즐거웠다. 낯선 사람들과 친구가 된 것도 기쁘다”며 웃었다.
고양이 집사라는 조아는 “고양이와는 산책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강아지와 산책이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고양이는 신뢰를 쌓기까지 오래 걸리는데 강아지들은 빠르게 정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프렌즈 봉사단의 활동은 보호소 봉사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유기동물의 해외 입양에도 공헌할 예정이다. 해외 입양은 입양견이 비행기를 타고 해당 국가로 이동하는 것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때 한국에서 해당 국가로 이동하는 여행자가 입양견의 임시보호자로서 함께 비행기를 타는 것을 ‘해외 이동 봉사’라고 칭한다.
국내 유기동물 보호소는 대형견 등 국내 입양이 수월하지 않은 개체의 경우 해외 보호단체를 통한 국외 입양도 자주 진행하는 편이다. 특히 이곳 KK9레스큐는 미국 뉴욕의 동물보호소 K9레스큐의 한국지사라 해외 입양 네트워크가 잘 형성된 곳이다.
글로벌 프렌즈 봉사단은 본국 방문이나 해외 일정이 있을 때 이동 봉사를 하고 주변 지인에게도 적극 추천할 계획. 이를 위해 네츄럴코어와 안드레의바다는 관련 교육을 위한 자리를 곧 마련할 예정이다.
백송이 안드레의바다 대표는 “환경·인권·동물 등을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관계를 맺고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들이 많은데 해외 이동 봉사가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글로벌 프렌즈 봉사단의 규모를 더 키우고 해외 이동 봉사에 관해서도 널리 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네츄럴코어 관계자도 “보호소에서 형성한 동물과의 유대감이 해외 이동 봉사로 이어진다는 점이 의미 있다”며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 유기동물 봉사의 새로운 예시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네츄럴코어와 안드레의바다는 글로벌 프렌즈 봉사단 출범 외에도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펫푸드 개발, 사료 기부 프로젝트 등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영국 동물보호소의 선진 운영에 놀라”
최근 백송이 안드레의바다 대표는 영국의 동물보호소를 견학했다. 동물보호소라보다는 카페처럼 보이는 깔끔한 내부만큼이나 동물 친화적 시스템에 감명을 받았다.
백 대표는 “설계부터 동물친화적으로 지은 공간인데다 보호 중인 동물이 약 50마리인데 직원이 10명이었다. 전문적이고 개별적인 관리가 가능한 배경”이라며 “지역의 봉사자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만큼 지역사회에도 공헌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양 과정도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 백 대표는 “입양 의사가 있는 사람은 우선 희망하는 동물을 3마리까지 고를 수 있는데 최소 5번 이상 보호소를 찾아 그 동물들과 지내봐야 한다. 그 과정을 지켜본 보호소 담당자가 가장 적합한 동물을 최종 선정해서 입양을 보낸다”고 말했다.
백 대표의 남편으로 함께 영국 보호소를 다녀온 조사야는 “정원이 없는 집이거나 오전 9시 출근해서 오후 6시 퇴근하는 회사원은 입양 조건이 더 까다롭다”며 “동물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하고 산책과 놀이 등 삶의 질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국 유기동물의 서글픈 현실을 자각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백 대표는 “영국 사람들은 유기견을 왜 외국으로까지 입양 보내야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더라”며 “불법 번식장, 식용견 이슈 같은 우리나라의 문제점도 그들에겐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씁쓸해했다.
성남=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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