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분, 처음이에요!”
한국과 체코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맞대결이 펼쳐진 9일 일본 도쿄돔. 9회 말 내야수 문보경(LG)이 뜬공을 잡아내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처리했다. 8강행 문이 활짝 열리는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경기장은 환희와 오열로 뒤섞였다. 문보경은 글러브를 집어던지며 달려오는 동료들을 반겼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선수단 모두가 그라운드에 모여 부둥켜안았다.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은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면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7-2. 이토록 절묘한 점수가 또 있을까. 5점 차 이상 벌리되 실점은 2점 이하로, ‘경우의 수’가 이야기한 요건을 정확하게 채웠다. 장면 하나하나가 하이라이트다. 선발투수로 나선 손주영(LG)은 갑작스러운 팔꿈치 통증으로 1회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1984년생 대표팀 최고참 노경은(SSG)은 미처 몸을 다 풀지도 못하고 나서 2이닝을 책임졌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9회 말 몸을 날려 추가 실점을 막았고, 마무리 조병현(SSG)은 1⅔이닝을 삭제했다.
승리가 가져다준 짜릿한 도파민. 한국이 WBC서 1라운드를 통과한 것은 2009년 이후 17년 만이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선수들은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탈락의 공포로 점철됐던 지난날의 악몽이 단 한 번의 승부로 씻겨 내려갔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 속에 눈물은 기본 값이었다. ‘캡틴’ 이정후는 붉어진 눈과 함께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후배들의 놀림이 뒤따랐다. 손주영(LG)은 “모두 울었다. 류현진 선배님도, 노경은 선배님도 울었다”고 귀띔했다.
쩌렁쩌렁한 괴성으로 기쁨을 표출한 이들도 있었다. 육두문자만큼 시원한 감정 배출도 없다. 어찌나 소리가 큰지 관계자들이 이동하는 복도 밖으로까지 울려 퍼질 정도였다. 그간의 한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일부는 신바람 나는 기분을 노래로 표현했다. 경기 내내 파이팅을 외치느라 목이 쉬었다는 김도영(KIA)은 “지금 라커룸 안에서 아파트 부르고 난리도 아니다”고 귀띔했다.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다. 도쿄돔 한가운데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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