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는나이 마흔을 맞이한 1987년생이자 스무 살부터 자취 중인 미혼 남성인 동시에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산업부의 유통팀 소속 기자의 최근 영수증을 통해 트렌드를 알아봅니다. <편집자 주>
카페인에 민감한 편인지 커피를 마신 날에는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다. 카페인이 들어가지 않는 음료도 있다지만 아무래도 커피를 즐기지 않으니 카페를 나서서 찾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다보니 생일 선물 등으로 받은 스타벅스 기프티콘은 봄철의 고양이털처럼 치우는 속도보다 쌓이는 속도가 빠르다.
다만 여행, 특히나 해외여행을 가면 그곳의 스타벅스를 습관처럼 찾는다. 그 나라 혹은 지역만의 한정 메뉴는 뭐가 있는지, 그곳만의 텀블러나 베어리스타(스타벅스의 곰 캐릭터) 인형 같은 굿즈는 무엇인지를 둘러보고 경우에 따라 구매도 하기 위해서다. 지인 중 ‘스벅 홀릭’이 있어 그에게는 일종의 보고처럼 사진을 찍어 보내곤 한다.
개인 일정으로 지난 18~20일 일본 오사카를 방문했다. 스타벅스 매장에 붙은 사쿠라(벚꽃) 시즌 메뉴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마침 18일이 시작일이었다고 한다. 아직 벚꽃의 망울도 보이지 않는데 뭐 이리 성급한가 싶기도 하지만 원래부터 매년 이맘때쯤 시즌을 연다고.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지만,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련된 사람인 양 스타벅스 오사카성공원 모리노미야점에 들어가 시즌 메뉴 ‘사쿠라 사쿠요(벚꽃 피어요)’ 마실거리 3종 둘러봤다. 복숭아 프라프치노 블렌디드, 라테, 복숭아 소다가 있었다. 음료 말고도 사쿠라 말차 도넛과 쿠키 같은 곁들임 먹거리도 판매 중이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직 벚꽃이 피기엔 너무 추운 계절인데다 마침 해당 기간 내내 기온이 평소보다 떨어진 터라 유일하게 뜨거운(HOT) 것으로 선택 가능한 라테를 골랐다. 벚꽃나무를 표현한 라테아트가 포함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직원(파트너)이 초보인건지, 시즌이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라테아트는 메뉴 이미지와 상당히 달랐지만 그럼에도 부드럽고 포근한 거품과 은은하게 달콤한 향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우유도 몸에 안 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라테는 다 마시고 난 뒤에도 속이 메슥거리지 않았다. 벚꽃 문양이 새겨진 종이컵이 예뻐서 일부러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한 만큼 컵도 버리지 않고 한국에 챙겨왔다.
영수증에 사쿠라 시즌 이벤트에 관한 QR코드도 있어서 찍어보니 매장에 진열된 것보다 훨씬 다양하게 준비된 굿즈를 볼 수 있다. 매장에서 집어 들었다가 고민 끝에 내려놓은 벚꽃 텀블러가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면 벚꽃 기프트카드도 날 위한 선물로 반드시 샀을 텐데….
스타벅스코리아도 매년 봄 체리블라썸 프로모션을 통해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를 선보이고 이벤트를 진행한다. 올해 일정은 당장 공개가 어렵다고. 다만 예년 행사를 보면 한국의 벚꽃 개화 시즌보다 조금 앞선 3월 중순쯤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스타벅스코리아는 밸런타인데이 시즌 이벤트(2월 4일~3월 3일)를 진행 중이다. 초콜릿이 들어간 음료 ‘붉은로즈초콜릿’, 갓 수확한 남해 햇유자를 쓴 ‘유자 배 캐모마일 티’, 초콜릿과 딸기가 조화를 이룬 케이크 ‘딸기 가나슈 프레지에’ 등 2월과 잘 어울리는 마실 거리와 디저트가 눈에 띈다.
다소 쌀쌀한 2월 중순의 오사카에서 사쿠라 라테를 따듯하게 잘 마시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벚꽃 시즌을 열기엔 역시 시기가 조금 이른 게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시의적절한 프로모션과 비교가 된다. 한국 사람의 의견이라 아무래도 객관적으로 보이진 않겠지만.
오사카=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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