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레이스만큼이나 중요한 건 선수 인권 보호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가운데 선수들을 향한 온라인 악성 댓글과 사이버 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각국 올림픽 위원회를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곳은 일본이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이번 대회 기간 24시간 가동되는 전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AP통신에 따르면 TF팀은 이탈리아 밀라노에 파견한 6명의 직원을 포함해 총 22명으로 구성한다. 각 지역에는 변호사 한 명이 추가 배치될 예정이다. 이들은 온라인 게시물을 상시 모니터링한다. 이토 히데히토 일본 선수단장은 “문제가 되는 게시물을 발견할 시 해당 플랫폼에 삭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당시 일본 선수들이 SNS 집단 비난에 노출됐던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유도 종목에 출전했던 아베 우타는 경기 패배 후 오열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힌 뒤 “무도인답지 않다”는 식의 악성 댓글 세례를 받은 바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지난 파리 대회를 기점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처음 도입해 악성 게시물을 실시간으로 식별 및 차단하는 시범 운영에 나섰다. 당시 35개 이상의 언어로 약 2만개 SNS 계정, 총 240만건의 게시물을 분석했으며, 이 중 학대·혐오 표현 등 부적절한 콘텐츠 1만건 이상이 걸러졌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만큼 기술도 한층 발전했을 터. IOC는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파리 올림픽에서 성공적으로 도입된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은 이번 동계 대회에서도 선수들을 온라인 악성 댓글로부터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 보호 시스템 구축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대한체육회나 한국 올림픽 선수단 차원에서의 악플 모니터링 활동은 알려진 바가 없다. ‘공인이니 참아야 한다’는 인식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대한체육회는 이번 올림픽 전부터 선수단에게 심리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했고, 대회 기간 내 현지에서도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 법조인은 “운동선수는 공적 관심 속에서 활동하는 직업인 만큼 일반인보다 더 많은 비판과 평가를 감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많다”면서도 “인신공격이나 가족 비방 등 일상생활을 침해한다면 두말할 것 없이 처벌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종목단체 차원의 보호 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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