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이돌 가수, 배우, 심지어 스포츠 선수에 이르기까지 팬 소통 플랫폼 입점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최근 소통으로 화제가 된 인물을 꼽자면 단연 그룹 킥플립의 멤버 계훈이다. 올해 1월 데뷔한 JYP 소속 7인조 보이그룹 킥플립은 지난달 발매한 세 번째 미니앨범 마이 퍼스트 플립(My First Flip)의 타이틀곡 처음 불러보는 노래로 데뷔 후 첫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녹인 대중성 있는 무대와 음악이 성과를 얻게 된 것이다. 이처럼 매 앨범 한 계단씩 성장해온 킥플립이 더욱 주목받은 건 다름 아닌 계훈의 팬 소통 스킬 덕분이다.
리더 계훈은 2016년 JYP 공채 오디션 1위로 입사해 10여년의 연습생 기간을 거쳐 올 초 데뷔했다. 오랜 연습생 경력으로 쌓은 건 춤, 노래 실력뿐 아니라 스윗함이었다. 팀 내 리더를 맡은 그는 로맨스 드라마 남자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소통 어플 내 발언들로 ‘아기나훈아’, ‘스윗계놈’ 등의 별명을 얻었다. 본인조차 “내 얼굴은 몰라도 내 버블은 알아”라고 말할 만큼 화제가 됐다. 인기에 힘입어 최근 한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한 계훈은 “처음엔 연인 설정이 베이스인 줄 알았다”고 웃으며 “연애 경험은 없지만 로맨스 드라마를 보며 대사를 익혔다”고 말했다.
이처럼 팬 소통 플랫폼은 드라마, 영화, 앨범 등 작품이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미처 보여줄 수 없었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
빛을 발한 순간은 또 있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시위에 2030 세대의 응원봉 집회가 불붙었다. 지난 겨울을 뜨겁게 달군 집회에서 팬은 응원봉을 들고, 연예인은 자신의 응원봉을 든 시민들을 응원했다.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아이유, 소녀시대 유리, 뉴진스 등 연예인들이 팬들의 안전을 기원하며 식음료 선결제 소식을 알렸다.
소통 어플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는 스타들도 있다. 배우 이동욱은 소통 플랫폼을 누구보다 잘 사용하고 있는 배우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서 소신을 숨기지 않고 발언한다. 각종 사회 이슈가 발생할 때는 물론 매년 광복절이 되면 누구보다 먼저 목소리를 낸다. 정치적 발언을 쉽사리 내뱉기 어려운 연예계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소신을 뚜렷하게 밝힌다. 이동욱은 “(플랫폼에서도) 평상시 내 말투가 묻어난다. 이걸 편안함, 친근함으로 생각해주는구나 싶다”면서 “멋있다는 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건 아니다. 내가 사는 나라가 안정화 되길 바라는, 국민으로서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플랫폼을 통한 소통이 항상 긍정적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매일 찾아와 일상을 공유하는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드문드문 찾아와 문제가 되는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팬과의 소통조차 유료로 결제해야 한다는 점이 연예인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유료 결제자에겐 그에 상응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준다. ‘값을 지불한 만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라는 팬들의 요구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런 문제로 밴드 데이식스의 도운은 지난해 말 버블 사용 중단을 공지했다. 그는 “유료 서비스인 것을 인지했다면 그만큼 서비스를 제공했어야 했다. 하지만 뜸하게 활동하며 (소통을) 잘하지 못했다”면서 “다시 시작하게 되면 책임감을 가지겠다”고 약속하며 환불 안내까지 했다.
또 가입자 수에 따라 한 사람의 연예인이 수백에서 수만명에 이르는 팬들과 소통해야 한다. 수없이 쌓여가는 메시지에 사랑만이 담겨 있진 않을 터. 익명 설정에 기대어 마주 보고는 차마 할 수 없는 말들을 내뱉는 등 어긋난 팬심이 발현될 때도 있다. 소통의 중요성만큼, 서로 배려하는 예의가 필요하다.
2021년 에이핑크 정은지는 “편하게 소통하는 연결고리라 생각해서 나름 열심히 버블을 해왔는데, 의도와는 다르게 과몰입해서 일상이 불가한 사람이 좀 있는 것 같다”고 중단을 알렸다. 소통 플랫폼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스토킹 피해를 본 데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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