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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쳐 일등공신, 팬 소통의 진화[팬플랫폼의 진화]

입력 : 2025-11-03 19:00:00 수정 : 2025-11-03 19: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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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문명특급' 영상 캡처.

 #프랑스 파리에 사는 유학생 정지원 씨는 요즘 킥플립 계훈의 메시지가 담긴 팬 소통 플랫폼을 열며 하루를 시작한다. 마치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듯 시시콜콜한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 플랫폼은 일상의 활력소가 된다. 직접 만날 수 없는 해외 팬에겐 더 큰 힘이 되는 소통 창구다.

 

K-드라마, K-팝이 이끄는 우리 콘텐츠의 위상이 날로 올라가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일등공신은 바로 팬이다. 팬이 없으면 세계를 호령하는 아이돌 가수도 존재할 수 없고, 시청자와 관객이 없다면 드라마와 영화도 살아남을 수 없다. 지금 이 순간도 거대한 글로벌 팬덤이 업계를 움직이고 있다.

 

전 세계 한류 시장이 성장하면서 팬 소통 플랫폼도 함께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그룹 휘브 홍콩 팬밋업.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타의 팬 사랑, 소통은 필수

 

 전 세계 한류 팬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팬덤 플랫폼 시장도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가장 최근 집계 발표한 지구촌 한류 현황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한류 팬 수는 약 2억2500만명에 달한다. 2012년 대비 약 24배 증가한 수치로 올해는 더욱 큰 성장이 예상된다.

 

 한류가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팬덤의 영향력은 확고했다. 1970∼80년대 성인가요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남진, 조용필을 연호하던 팬들의 함성은 대대로 이어져 1990년대 아이돌 산업의 본격화를 함께 맞이했다. 밤낮 할 것 없이 메시지를 주고받고, 콘텐츠가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지구 반대편에서도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깊이 몰입해 관련 콘텐츠를 모으거나 소비하는 행위)할 수 있는 환경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연예인이라는 단어가 생겨난 이래로 팬과의 소통은 지속돼 왔다. 기술의 진화로 방법의 변화가 생겨났을 뿐이다. 1990년 음성 사서함, 전화 팬서비스로 메시지를 남기고, 전화를 걸어 답을 듣는 시스템으로 시작해 모바일 전환 이후에는 문자 기반 개인 메시지 서비스가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초 문자 메시지에 기반을 둔 일대일 팬 소통 서비스 UFO Town이 그 예다. 팬이 연예인에게 문자를 보내면 직접 답장을 보내는 형식이다.

 

 H.O.T, S.E.S, 신화, 동방신기, 엑소로 이어지는 K-팝 레전드 그룹들을 탄생시킨 SM엔터테인먼트는 대부분의 팬덤 문화의 출발을 함께했다. 현재 가장 상용화된 팬 소통 플랫폼 중 한 곳인 디어유 버블도 SM의 공식 팬 커뮤니티 어플 리슨(Lysn)에서 출발했다. 연예인별 팬 커뮤니티 게시판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고, 유료 메시지 서비스인 버블 서비스가 추가됐다. 

그룹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가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을 온라인으로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빅히트 뮤직 제공

◆팬 소통 플랫폼의 진화, 그 이면

 

 차우진 엔터문화연구소 대표는 최근 CJ ENM이 주최한 컬처 TALK 행사에서 “K-팝은 팬 중심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다. 과거에는 데뷔, 마케팅·브랜딩, 팬덤 형성의 순차적인 과정을 거쳤다면 최근은 팬덤을 먼저 형성한 후 마케팅·브랜딩 방향을 전하고 데뷔하게 된다. 오디션 프로그램뿐 아니라 한국의 대형 기획사의 일반화된 과정”이며 “K-팝의 목표는 팬 단위 수익 최대화, 강점은 팬 충성도와 직접 접근 등이다. 팬이 음악 산업에서 핵심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팝 팬덤이 급속도로 성장한 2020년대에 들어 팬 플랫폼의 경쟁에 불이 붙었다. 팬덤의 규모와 팬의 적극적 참여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팬덤 이코노미의 중요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제공하는 서비스 중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다. 일례로 그룹 방탄소년단의 주요 인기 요인 중 하나는 팬 소통이다. 이들은 소통의 일상화를 통해 글로벌 팬과의 거리감을 줄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각종 SNS와 콘텐츠를 통해 보낸 응원의 메시지가 힘을 발휘했고, 글로벌 팬덤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참여형 캠페인으로 영향력을 확장했다. 당시 방탄소년단이 주로 활용한 건 하이브 산하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로 커뮤니티·커머스·라이브 등을 제공한다.

 

 국내 팬덤 플랫폼 시장은 위버스와 디어유 버블, 노머스의 프롬, CJ ENM의 엠넷플러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베리즈, 비마이프렌즈의 비스테이지 정도가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이외에도 배우 전문 팬덤 플랫폼인 하이앤드가 지창욱, 이종석, 박서준, 한소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팬덤 플랫폼의 소통 기능이 발전하면서 연예인과 팬의 거리감은 급격히 좁혀졌다. 닿을 수 없는 곳에 존재하던 스타가 이제 나와 직접 문자를 주고받으며 저녁 메뉴를 추천해주고, 등굣길과 출근길을 응원해 준다. 다만 좁혀진 거리감이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화 중 자칫 잘못된 내용이 오가면 팬을 떠나 대중에게 뭇매를 맞는다. 팬에게 받는 수많은 메시지 속에는 부적절한 내용도 부지기수다. 팬 소통 플랫폼의 진화 이면엔 이처럼 적지 않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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