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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울려 퍼진 사자의 포효, 삼성의 가을은 찬란했다

입력 : 2025-10-24 22:52:16 수정 : 2025-10-25 00: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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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사자의 포효, 이 가을을 물들이다.

 

프로야구 삼성은 지난해 ‘반전’을 일군 팀이다. 개막 전 하위권으로 평가 받았지만, 가장 마지막까지 야구를 했다. 정규리그 2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 직행,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무대까지 밟았다. 올해는 기대 속에 출발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꼽았다. 부담이 커진 탓일까. 기복이 심했다. 특히 5~7월, 월간 승률 8위-9위-7위에 그치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전반기를 8위로 마치며 어둠이 드리우기도 했다.

 

버텼다. 아니, 버텨야 했다. 이대로 무너진다면, 지난 시즌의 성적이 ‘반짝’으로 치부될 수 있었다.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직접 증명해야 했다. 팀이 흔들릴 때마다 하나로 똘똘 뭉쳤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재밌게 하자. 움츠러들지 말라” 주문했다. 선수들도 각성했다. ‘베테랑’ 강민호, 구자욱 등이 중심을 잡았다. ‘젊은 피’ 김영웅, 이재현, 김지찬, 김성윤 등도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 변곡점을 만들었다.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PS) 티켓을 거머쥐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PS가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물음표가 붙어 있었다. 시즌 내내 약점으로 꼽혔던 뒷문 불안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설상가상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간절함이 독으로 작용했다. 삼성이 자랑하는 방망이가 보이지 않았다. NC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을 내줬다. 원태인의 호투(6이닝 무실점)로 가까스로 WC 결정 2차전을 잡았으나, 전체적인 흐름 자체는 좋지 않았다. 이날 나온 안타는 1개에 불과했다. 역대 PS 최소 안타 승리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전환점이 됐다. 삼성의 PS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얻은 KS 경험치가 빛을 발했다. 방망이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삼성의 색깔이 뚜렷해졌다.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를 잡았다(3승1패). 17년 만에 업셋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한화와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도 팽팽히 맞섰다. 특히 4차전은 명장면의 연속이었다. 0-4에서 7-4로 뒤집었다. 특히 차세대 거포 김영웅의 연타석 3점포는 삼성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성과가 뚜렷하다. 현재뿐 아니라 미래로 가는 길을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으로 합류한 최원태는 스스로 틀을 깼다.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벗고 이번 PS에서만 2승을 챙겼다. 불펜진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이호성, 배찬승 등이 큰 경기서 잠재력을 펼쳤다. 더 이상의 불펜 약점은 없었다. 특히 이호성은 WC 결정전에 1경기, 준PO에 2경기 나선 데 이어 PO에선 전 경기 출전했다. 150㎞대 강력한 직구를 바탕으로 상대 타자들을 돌려 세웠다.

 

다만,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피로까지 잠재울 순 없었다. 이날까지 가을야구만 11경기를 치렀다. 애써 외면해왔지만, 체력적 소모가 컸다. 승리의 도파민이 줄어들자 급격하게 몰려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피칭도, 스윙도, 발놀림도 점점 무뎌졌다. 삼성표 굳건한 수비가 뚫린 것이 대표적이다. 5차전서 기록된 실책만 3개. 기록되지 않은 아쉬운 장면까지 더하면 숫자는 훨씬 많다. 결국 KS 문턱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삼성이 보여준 희망만은 분명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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