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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완주가 챌린지?…호불호 갈린 ‘다 이루어질지니’

입력 : 2025-10-09 15:00:34 수정 : 2025-10-09 15: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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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자 넷플릭스 기대작 ‘다 이루어질지니’ 공개 후 시청자의 감상평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는 1000여 년 만에 깨어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가 감정 결여 인간 가영(수지)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사탄과 사이코패스의 로코라는 독특한 설정에 ‘함부로 애틋하게’(2016) 이후 9년 만에 재회한 김우빈, 수지의 출연이 화제를 모으며 4분기 넷플릭스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 등 선보이는 작품마다 흥행에 대성공한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다. 전작 ‘더 글로리’(2022) 역시 큰 성공을 거두며 ‘다 이루어질지니’를 향한 기대감도 커졌다. 일각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촬영 도중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에서 ‘더 글로리’ 안길호 감독으로 연출 교체가 일어났고, 결국 크레딧에는 연출이 기재되지 않는 촌극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이병헌 감독과 김은숙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있다. 익숙하지만 또 낯설다. 아직 작품 속 세계관에 적응하기도 전에 현란한 티키타카가 몰아친다. 산만한 상황 속에서 시청자는 불청객이 된 기분이다. 시청자로서는 ‘판타지’라는 설정만으로 내려놓게 되는 지점들이 있다. 어느 순간부터 ‘무한 가영 바라기’가 된 사탄 지니, 지니에게 깊이 스며든 사이코패스 가영조차 실눈으로 넘어가야 한다. 

 

 김은숙 작가는 “사탄들의 학교에 루시퍼의 등장이라…”라는 비현실적 대사를 10년 넘게 밈으로 만들어낼 정도의 ‘말맛 장인’이다. 지니 역의 김우빈도 김은숙 작가의 대본 덕을 톡톡히 봤다. 그러나 ‘다 이루어질지니’의 말맛은 기대 이하다. 유행어를 기대한 듯 반복되는 말투가 있지만, 그렇다 할 재미를 찾을 수 없다. 경쟁 OTT인 디즈니를 언급하고, 작가의 눈치를 살피고, 난데없이 캐릭터 패러디들의 등장 한다. 과거엔 누구도 도전하지 못한 센스 있는 연출과 대사일 법한 장면들이 반대로 숙연함을 안긴다. 전생을 풀기 위한 아랍어의 향연조차 장벽이 된다. 

 

 성공적인 투자로 자산가가 된 가영은 화려한 명품으로 치장한다. 동네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도, 두바이 사막의 모래바람을 맞으면서도 명품백이 함께다. 이 과정에서 명품백의 브랜드, 등산복 브랜드까지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K-드라마 시청자들엔 익숙한 상황들이지만, 넷플릭스 시리즈 작품에 이렇게 적나라한 브랜드 노출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지니는 특정 브랜드의 맥주를 환장한 듯 마셔댄다. 나아가 지니가 램프에 갇히기 전 살아가던 장소는 두바이로 두바이 사막에서 가영을 만나고 몇 차례 더 두바이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를 위해 상당 기간 두바이 로케이션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또한 문득문득 두바이 홍보 영상의 일부를 보는듯한 감상을 지울 수 없다. 

 

 예쁜 수지와 잘생긴 김우빈의 신작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화보급의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후반부 두 주인공의 전생이야기는 작가의 필력, 배우들의 연기력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극의 하이라이트다. 초반 사이코패스 가영과 사탄 지니의 끝나지 않는 말장난을 돌아보면, 전혀 다른 장르로 여겨진다. 하지만 산만한 설정과 장황한 배경들을 버텨내고 완주할 시청자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스타 작가, 연출, 배우들의 만남만으로 화제성은 확실한 작품이다. 9일 넷플릭스 투둠(Tudum)에 따르면 다 이루어질지니​는 공개 3일 차에 400만 시청수(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5위에 올랐다. 추석 연휴를 시작하는 3일 야심차게 공개된 공개 이후 한국 시리즈 1위를 달리고 있다. 공개 일주일 차를 맞이하고 있지만, 여전히 논쟁이 뜨겁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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