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능에서 낯익지만 의외의 얼굴이 눈길을 끈다. 연기로 사랑받아온 배우들이 예능 도전을 통해 색다른 매력을 안기고 있다.
그동안 예능계에는 입담 좋기로 유명한 배우가 주로 활약해 왔다. 예능친화적인 성격이 아니라면 배우들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들었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예능과는 거리가 멀었던 배우들이 속속 예능 도전에 나서고 있다. 예능 고정 출연을 통해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보여주던 이미지와 달리 솔직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자 새로운 매력이 발굴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배우로서 자신만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면서 시청자와의 거리도 한층 좁히고 있다.
내향인의 대표 격인 배우 엄태구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예능 프로그램 MC를 맡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웹예능 ‘단순노동:워크맨 외전’에서 MC로 나서고 있다. 성장과 유머, 힐링을 담은 토크쇼로,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을 초대해 말보다는 손이 바쁜 노동 현장을 배경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영화 밀정·택시운전사·낙원의 밤과 드라마 구해줘2·조명가게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켜 온 엄태구는 예능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인물이었다. 동료 배우들이 “살면서 만난 배우 중 가장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낯가림이 매우 심하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배우였다.
엄태구의 예능 MC 도전 소식은 많은 이를 놀라게 했지만 오히려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내향적이고 진중한 모습을 그 자체의 매력 포인트로 보여주고 있다. 낯가림과 수줍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게 웃음 포인트다. 어색하게 미소 짓거나 조용히 멘트를 던지는 모습이 인간적 매력으로 받아들여진다. 카메라 앞에서 적극적으로 웃기기보다는 긴장하거나 어색해하는 특유의 인간미가 오히려 시청자의 공감과 응원을 얻고 있는 셈이다. 엄태구 또한 최근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게 자연스러웠다”며 첫 예능 MC 도전에 남다른 감회를 보였다.
배우 백현진은 쿠팡플레이 오피스 코미디물 ‘직장인들’ 시즌2에서 기대 이상의 예능감을 뽐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전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빌런 이미지로 활약해왔던 백현진은 음악과 미술 분야까지 넘나드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했지만 예능에 고정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직장인들’ 시즌2에서 DY기획 재무부장 캐릭터로 투입된 백현진은 서슴없이 망가지고 동료들과 티격태격하며 현실적인 오피스 유머까지 소화하면서 “시즌2 신의 한 수”라는 평을 얻을 정도로 활약했다. 동료들과의 즉흥 애드리브에서도 재치를 뽐내며 극사실주의 코미디의 중심축이 됐다.
특히 극 중에서 부하 직원인 김원훈에게 오히려 구박을 받거나 주먹으로 맞는 등 기대 이상의 케미스트리로 사실상 웃음을 책임졌다. 백현진은 “그동안 악역 이미지가 굳어 있었는데 ‘허당 같다’, ‘귀엽다’는 반응을 듣는다. 배우로서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느낌이어서 가장 보람 있다”고 예능 출연에 뿌듯함을 보였다.
배우 장나라는 데뷔 24년 만에 첫 예능 고정 출연 소식을 알려 화제를 모았다. 오는 12일 방송하는 tvN 바다 건너 바퀴 달린 집 : 북해도 편에서 터줏대감 배우 성동일·김희원의 새로운 식구로 합류했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장나라만의 엉뚱하고 순수한 매력이 드러나 기대를 모았다. “원래 많이 먹냐”는 성동일의 예리한 지적을 부인하면서도 쉴 틈 없이 입을 오물거려 웃음을 자아낸다.
가수로 데뷔해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장나라의 예능 도전은 팬들에게 신선함을 안긴다. 장나라는 “예능을 고정으로 길게 해본 적이 없다. 남들이 볼 때는 ‘그냥 예능을 하나보다’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름대로 엄청 큰 용기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다. 조금 힘들긴 하지만 너무 신기하다. 결심을 안 했으면 평생 못 봤을 것들도 많이 보게 되고, 평생 못 볼 사람들도 볼 수 있어서 신세계 같다”고 예능에 눈을 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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