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향기, 불어온다.
좌완 투수 김건우(SSG)가 활짝 웃었다.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홈경기서 선발투수로 출전, 5⅓이닝 무실점을 마크했다. 5-0 승리의 발판을 만들며 시즌 4승(4패)째를 신고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김건우의 호투에 힘입어 SSG도 속도를 냈다. 시즌 성적 70승4무62패를 기록, 포스트시즌(PS)으로 가는 길을 더욱 환하게 비췄다. 3위 확정까지 이제 매직넘버 5개 남았다.
사실상 대체 카드였다. 김건우가 1군 무대에 출격한 것은 지난달 16일 인천 LG전 이후 처음이다. 이후 퓨처스(2군)서 재조정의 시간을 가졌다. 우천 취소 등으로 8연전(20일 인천 두산전부터 27일 잠실 두산전까지)을 치러야 하는 상황. 선발 로테이션을 두고 고민하던 SSG는 김건우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경기 전 이숭용 SSG 감독은 “(김)건우가 많이 좋아졌다고 해서 올렸다. 만약을 대비해 전영준, 박시후, 나아가 최민준까지 대기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인생투’에 가까운 피칭을 펼쳤다. 5회까지 단 한 번의 피안타도 없었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단연 탈삼진 본능이다. 1회부터 세 타자 연거푸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6회 선두타자 정해원까지 무려 12개의 삼진을 이끌어냈다. 올 시즌 한 경기 국내 선수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이다. 4월17일 박세웅(롯데)이 부산 키움전서 작성한 12K와 동률이다. 올 시즌 8번째(국내 선수 2번째) 나온 선발 전원 탈삼진 기록이기도 하다.
김건우는 SSGS가 기대하는 자원 중 한 명이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전신 SK에) 입단했다. 올 시즌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날개를 피는 모습이다. 각종 부문서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작성 중이다. 불펜에서 선발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경기까지 34경기에 나섰다. 지난해까지 통산 1군 출전이 8경기에 그쳤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다. 아직 완전하진 않다. 기복이 있다. 중요한 것은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기본적으로 김건우가 5이닝 이상을 책임져준 덕분에 마운드 운용이 훨씬 매끄러웠다. 곧바로 필승조를 붙이며 SSG표 승리공식을 가동할 수 있었다. 3위 굳히기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날 4위 삼성과 5위 KT도 각각 두산, 키움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린 것을 고려하면 더욱 값진 승리다. 순위 다툼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은 물론, 다가올 PS에 대비해 다양한 카드를 시험해보는 계기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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