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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드는 K-콘텐츠의 미래] 오디션 심사·연출까지…방송가 대격변 시작됐다

입력 : 2025-09-17 07:00:00 수정 : 2025-09-17 0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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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등장을 계기로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전환기가 열렸다. AI가 기존의 창작 보조 도구를 넘어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창작자로 자리매김하면서 기획부터 제작, 평가까지 콘텐츠 전반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사진은 오디션 프로그램 '에이-아이돌(A-IDOL)'

 

콘텐츠 산업의 판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AI는 더 이상 보조 수단이 아니다. 제작 현장을 이끄는 주체적 창작자로 부상하며 업계는 AI가 주도하는 콘텐츠라는 새로운 흐름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MBC가 선보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에이-아이돌(A-IDOL)’은 여전히 현역 아이돌이 오디션에 참여하는 포맷이지만 심사위원을 AI로 내세웠다. 세계 최초로 AI가 현역 아이돌 36명의 무대를 실시간 평가하는 실험적인 콘셉트다.

 

로디아이(LODIA-I)라는 이름의 AI 프로듀서는 전직 AI 아이돌 설정으로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진행을 맡았다. 헥사리움이라는 신비한 가상 공간에서 현역 아이돌의 노래·안무·무대 매너·스타일 등을 항목별로 분석하고 평가하며 오디션의 모든 과정을 이끈다. 인간과는 다른 기준과 시각으로 평가를 진행한다는 게 이번 프로그램의 큰 차별점이다. 단순히 심사위원의 감이나 주관적 취향이 아니라 AI가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해 심사를 한다.

 

음정의 정확도나 호흡·박자 안정성, 퍼포먼스의 일관성 등을 수치화해서 기존의 인간 심사위원이 느낌상 좋다거나 별로라고 말하는 부분을 데이터 기반으로 정량 평가한다. 참가자는 AI의 맞춤형 피드백을 바탕으로 실력을 발전시켜 나가며 성장 스토리를 완성해나가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기획 단계에서 2025 K-AI 산업한류대상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창의성과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또 해외 콘텐츠 시장에서도 글로벌 포맷 수출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로디아이를 제작한 AI 서비스 전문기업 이스트소프트 정상원 대표는 “이번 협업은 AI가 K-팝과 K-콘텐츠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고 밝혔다.

 

MBC 'PD가 사라졌다!'의 AI PD 'M파고'

 

앞서 MBC는 지난해 AI 버추얼 PD의 일상을 담은 ‘PD가 사라졌다’를 선보인 바 있다. 세계 최초로 AI PD가 연출한 방송 프로그램이다. AI 기술로 만들어진 프로듀서 M파고가 입사 후 예능PD가 돼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M파고는 캐스팅과 연출·진행·편집까지 도맡았으며 피구·줄다리기·지구력 얼음땡 개인전·박수 윷놀이 술래잡기 등 여느 서바이벌과는 다른 독특한 게임을 선보였다.

 

EBS AI 단편극장의 토토와 친구들의 세계 탐험

 

또 지난 6월부터는 EBS AI 단편극장이 국내 최초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제작 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PD·기술·카메라·사업 기획 등 각기 다른 직군의 제작자가 ‘나만의 이야기’를 전 과정 AI와 협업해 완성한 국내 최초의 전편 AI 제작 방송용 영상물이다. 인간의 상상력과 인공지능의 창작능력이 조화를 이뤄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 SF 법정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넘나들었다. EBS 특성상 교육 미디어로서의 색깔이 강한 만큼 단순 오락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 AI를 문화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빠르게 진화하는 AI에 맞춰 콘텐츠 산업에서의 활용도는 앞으로도 더욱 활발해질 예정이다. 오디션·예능·드라마 등 AI가 콘텐츠에 영역을 넓히는 속도는 눈에 띄게 빠르다. 더 많은 방송사와 제작사가 AI를 접목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시도하며 새로운 창작 방식과 비즈니스 모델이 꾸준히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앞으로 콘텐츠 산업은 인간의 감성과 AI의 계산 능력이 어떤 방식으로 균형을 이루느냐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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