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스포츠

검색

[인터뷰] 치킨 요리에 푹∼ 빠진 최혜진 "조급함 내려놓고 나에게 집중… 우승 따라올 것"

입력 : 2025-07-04 09:53:25 수정 : 2025-07-04 09:53:24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최혜진이 롯데오픈대회가 열린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인터뷰를 마친 후 사진촬영을 하며 자신의 메인 스폰서사인 롯데를 상징하는 'L'을 손가락으로 표시하고 있다. 인천=권영준 기자
최혜진이 직접 요리한 닭볶음탕. 최혜진은 "어남선생님(배우 류수영)의 레시피가 가장 맛있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사진=본인 제공
최혜진이 직접 요리한 훈제오리 단호박찜. 사진=본인 제공

 “요즘 한식 요리에 푹 빠졌어요. 조급함을 살짝 내려 놓으니 경기력이 좋아지네요. 스스로에게 더 집중하려고 해요.”

 

18세의 나이로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아마추어 추천 선수로 출전한 2017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르며 혜성의 등장을 알렸다. 본격적으로 투어 프로로 데뷔한 2018시즌, 개막전인 효성챔피언십에서 신인 최초 개막전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쓰면서 스타 탄생의 서막을 알렸다. 그해 정규투어 대상, 신인상, 위너스클럽상을 모두 휩쓸었다. 2021년까지 정규투어 대상 총 3회, 상금왕 1회, 다승왕 1회, 최저 타수상 1회 등 화려한 커리어를 새기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직 우승에 한걸음 모자라지만, 올 시즌 LPGA 투어 총 3개 메이저대회에서 톱10에 오르는 등 어느 때보다 빛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LPGA 투어 4년 차 최혜진(26)이다.

 

 최혜진은 오는 10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두고 잠시 귀국했다. 자신의 메인 스폰서인 롯데가 주최하는 ‘롯데 오픈’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롯데는 최혜진의 프로 데뷔부터 손을 잡고 현재까지도 동행하고 있다. 롯데오픈이 열리는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최혜진을 직접 만났다.

최혜진이 인터뷰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인천=권영준 기자

◆조급함을 내려 놓는 시간

 

 올 시즌, LPGA 투어 진출 후 가장 좋은 페이스다. 올 시즌 5개 대회에서 톱10에 진입했다. 지난해 톱10 피니시 6회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커리어 하이를 기대할 수 있는 성적이다. 특히 메이저대회 성적이 눈에 띈다. 지난 4월 셰브론 챔피언십을 공동 9위로 시작해 지난달 US여자오픈 공동 4위 그리고 이번 위민스 PGA 챔피언십 공동 8위까지 3연속 톱10을 달성했다. 지난달 마이어 클래식에서는 기록한 한 타 차 준우승이 시즌 최고 성적이다.

 

 최혜진은 “물론 우승 트로피를 놓쳐 아쉽기는 하지만, 경기력에서는 분명 만족하는 부분이 있다”고 미소 지으며 “사실 한국을 떠난 지 4년이 됐는데, 미국으로 가기 전부터 ‘가면 당연히 우승할 거야’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그런 얘기들을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은 그런 부분에서 살짝 내려놓았다. 우승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냥 지금 스스로에게 더 집중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는 우승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앞으로 어떻게 경기를 해야할 지 그런 부분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기술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다. 최혜진은 “LPGA 투어 생활을 한 지 벌써 4년이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간지 모르겠다. 스스로 변화한 게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라며 “투어 생활을 하면서 대회 출전과 레슨을 병행한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분명 성장을 했을 것이다. 다만 샷이나 퍼트가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좋아졌다, 나빠졌다’보다는 좋은 감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요리에 빠진 골프 천재

 

 26살, 한창 놀고 싶은 나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실력자들이 모두 모인 LPGA 투어 무대에서 놀고 싶다는 마음은 사치로 비춰질 수 있다. 다만 스스로 스트레스를 풀고, 리프레시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경기력을 위한 길이다. 최혜진에게는 뜻밖에 요리다. 한식 요리에 푹 빠졌다.

 

 “쉬는 날이나 연습이 끝나면 한국 예능이나 드라마, 영화를 찾아본다”고 운을 띄운 최혜진은 “아! 요즘 요리를 직접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한국에서는 요리할 시간이 없었다. 운동하고, 치료받고, 루틴이 있으니깐…”이라며 “딱히 한식을 찾아 먹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미국에 있으니깐 한식을 찾게 된다. 그래서 한식 요리를 많이 한다”고 미소지었다. 

최혜진이 직접 요리한 보쌈. 사진=본인 제공

 치킨 요리를 많이 한다는 최혜진은 찜닭의 경우 정호영 쉐프, 닭볶음탕은 어남 선생님(배우 류수영)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요리를 한다고 한다. 그는 “창의력을 발휘하거나 감으로 요리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정확한 레시피를 바탕으로 요리를 한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미국에 집이 없다. 대회가 열리면 대회 장소 주변에 키친이 있는 숙소를 잡는다”며 “연습이 끝나면 숙소로 돌아와 요리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요리가 최고다. 간장, 고추장 등 소스만 가지고 있으면 해외 어디를 가서도 재료를 구해 요리를 할 수 있다”며 “소스만 담겨있는 요리 캐리어가 따로 있을 정도”라고 깔깔 웃었다.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다. 최혜진은 “사실 처음 미국 올 때는 두려움 반, 신기함 반이었다. 대회에 나가면 ‘아, 어떻게 플레이하지’이런 생각을 했다”며 “이제는 ‘아, 잔디가 이렇구나. 코스는 또 이렇구나’하고 넘긴다. 그만큼 적응한 것 같다”고 전했다.

최혜진이 인터뷰 중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권영준 기자

◆“누가봐도 T 아닌가요? 사회화된 F?ㅋㅋ”

 

 MBTI에 대해 물었다. 최혜진은 “검사하면 ISFP라고 나온다”고 답했다. 이 이야기를 듣던 최혜진의 매니저는 “인터뷰 대답 들으시면서 느끼셨죠. 누가봐도 T 아닌가요”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혜진은 “내가 F라고 하는 게 아니라, 검사를 하면 I라고 나온다”고 반박하더니 “사실 사회화된 F다”라고 웃었다.

 

 MBTI에 대한 질문이 나온 이유는 그가 골프를 대하는 자세때문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가장 두드러진 단어는 ‘그냥’이었다. 최혜진은 “그냥 매일 훈련하고, 매주 대회 출전한다”면서 “하고 싶은 건 정말 많다. 세계랭킹 1위도 해보고 싶고, 당연히 우승도 하고 싶다. 그런데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앞서 말해듯이 ‘그냥’ 하루하루 온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게 전부다”라고 답했다. 역시 ‘T’다운 대답이었다.

 

 그는 “LPGA 투어 생활을 4년 동안 하면서 연습할 때 마음 가짐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많은 시간을 연습하는데 비중을 뒀다면, 지금은 공 하나를 치더라도 분석하고 집중해서 훈련하려고 한다. 그런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도 “멘털적으로도 더 좋아진 것 같다. 화가 나면 빨리 분출해서 털어버리고 다음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것 같다. 실수를 해도 감정적으로 휩쓸리지 않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나의 최대 고민은 ‘오늘 하루 어떤 샷을 할까’에 있다”라며 “매대회 최선을 다하면 우승이 다가 올 것”이라고 눈빛을 번뜩였다.

 

인천=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