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연예

검색

"넷플릭스 왜 보나" 살아나는 서점가 온기, 박정민 효과가 반갑다 [SW시선]

입력 : 2025-07-03 06:00:00 수정 : 2025-07-02 11:54:08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박정민 추천 소설 '혼모노' 베스트셀러
박정민 출판사 책 '첫 여름, 완주'도 3위
도서전엔 100명 이상 줄 진풍경

 

“넷플릭스 왜 보나?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

 

최근 배우 박정민이 성해나 작가의 장편소설 ‘혼모노’(창비)를 두고 한 추천사다. 직설적인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박정민은 “요즘 본 책 중에 다 모르겠고 재미로만 따지면 톱티어”라고 극찬하며 “실제로 제 추천사를 보고 대형 영화 제작사 대표님이 이 책을 샀다. 대표님이 ‘이 책에 진짜 영화화할 만한 소설이 있냐’고 물어서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정민의 추천사 이후 작품은 독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교보문고 6월 3주차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결과 정상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이후 처음으로 종합 1위에 오른 소설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박정민은 배우 활동 휴식기를 선언하고 출판사 무제의 대표로서 출판시장을 뛰어다니고 있다. 박정민이 출판사 대표로서 발간한 김금희 작가의 ‘첫 여름, 완주’는 ‘혼모노’에 이어 종합 베스트셀러 3위를 기록했다. 이 또한 박정민의 추천사 문구가 큰 화제를 모았고 대표가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자 순위가 급상승했다.

 

박정민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무제는 지난달 열린 대한민국 출판계의 가장 큰 책 잔치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했다. 부스는 행사 첫날부터 100명 이상의 관람객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대형 출판사 못지않게 부스가 붐빌 만큼 도서전의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배우 겸 출판사 대표 박정민이 출판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배우로서 남부러울 것 없는 박정민이 출판계에 미친 긍정적 파장은 매우 이례적이다. 박정민은 단순히 유명세를 이용해 출판사 대표가 된 것이 아니다. 직접 산문집을 집필했고, 서점을 운영하는 등 오랜 시간 책에 대한 애정을 보여왔다.

 

출판계는 오랜 시간 침체와 위기를 반복해왔다. 재료비,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종이책 생산 원가 부담은 점점 커지고, 수요는 줄어들어 갈수록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출판계는 다양한 도전과 실험, 각자만의 색깔 있는 콘텐츠 개발로 독자층의 관심을 다시 끌어모으려 온 힘을 쏟고 있다.

 

무제의 활약은 기존 대형 출판사 중심의 시장 구조에서 독립 출판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과거 시장이 대형 출판사 위주로 돌아갔다면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과 온라인 플랫폼의 발달로 소규모 혹은 1인 출판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독립 출판사가 베스트셀러를 내고, 도서전에서 대형 출판사 못지않은 인파를 모으는 현상은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일이다.

 

무제는 동물권, 여성의 독립 등 대형 출판사가 쉽게 주목하지 않는 주제를 다루는 책들을 출간하며 독립 출판의 다양성과 실험성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무제처럼 소외된 목소리나 자본 논리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담는 출판 철학을 실현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독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출판계 전체의 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는 박정민의 성공을 ‘연예인 효과’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다만 그의 행보는 출판계 전체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긍정적 신호임은 분명하다. 오히려 중요한 건 이 흐름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에 있다. 인물 중심의 일회성 흥행이 아닌 더 다양한 작가와 편집자 그리고 독자가 책을 둘러싼 생태계 안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박정민의 행보가 일으킨 변화의 물결이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출판계 전반에 지속적인 활력과 다양성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이 더 많은 창작자와 출판인에게 용기를 주기를 기대한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