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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시즌 도중 떠났다 “있을 수 없는 일” 상식 깬 이종범의 선택

입력 : 2025-06-30 06:00:00 수정 : 2025-06-29 21: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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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KT 코치가 시즌 도중 팀을 떠나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전 코치는 인기 야구 예능 프로그램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KT 위즈 제공

 

“당연히 전례가 없죠. 있을 수가 있을까요?”

 

프로야구가 연일 떠들썩했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같이 순위가 요동치는 가운데 이종범 전 KT 코치가 팀을 떠났다. 정규리그가 전반기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치열한 경쟁을 뒤로하고 그가 택한 행선지는 인기 야구 예능방송 프로그램이다. 이는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단독 보도(27일 ‘충격 이종범 코치, KT 떠났다… 최강야구의 품으로’)를 통해 알려졌다.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그가 고대하던 사령탑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 KT는 지난 27일 사직 원정길에 올랐다. 이 전 코치는 팀과 동행하지 않았다. 대신 KT 홈구장인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자신의 짐을 정리해 떠났다.

 

KT는 올 시즌 부상자가 속출하며 힘겨운 중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와중 예능 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팀을 떠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이 전 코치는 23일부터 25일 사이 구단 수뇌부와의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의 거취 문제였다. 예능 프로그램서 감독직 제안을 받았고, 이를 수락하고 싶다는 입장이었다.

 

사진=뉴시스

 

그는 나도현 단장부터 시작해 이강철 감독, 이호식 사장 등을 차례로 만나 자신의 뜻을 전했다. KT는 애초 이 전 코치의 이탈을 말렸다. 하지만 야구 예능 프로그램에서 감독직 제안을 받은 이 전 코치의 의지가 완강했다는 후문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한 구단은 당황했다. 결국 이 시기 열린 LG와의 홈 수원 3연전 시리즈가 끝나기 전 최종적으로 이별이 확정됐다. KT 관계자는 “당연히 만류했다”면서도 “그쪽으로 가고 싶다는 본인의 의지가 워낙 컸다. 쉽지 않은 판단이었을 텐데 여러모로 많이 고민한 게 느껴졌다. 내부 프로세스를 거쳐 논의 끝에 ‘좋게 좋게’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T 측은 이 전 코치의 이탈로 인한 전력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조처하겠다는 입장이다. KT서 오랜 시간 선수 생활을 했던 박경수, 유한준 코치가 1군 주루 파트와 타격, 멘털 트레이닝 등 이 전 코치가 맡았던 역할을 이미 십분 수행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퓨처스팀(2군) 코치도 콜업할 계획이다.

 

시즌 도중 팀을 떠난 이 전 코치의 결정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하루하루가 피 말리는 순위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팀 구성원이 같은 목표를 바라봐도 모자랄 판국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딴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뜻이다. 궁극적으로 팬들을 향한 예의가 아니다.

 

하물며 프로야구 현역 1군 코치가 예능 프로그램의 지휘봉을 잡기 위해 현장을 떠나는 건 생각조차 못 했다는 반응도 적잖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시즌 중 구단 코치를 데려가는 건 상식 밖의 일이다. 이게 양해를 구한다고 될 영역인가 의문이 든다”면서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대부분의 시선은 이종범 이름 석 자에 쏠렸지만,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의 접근 방식 역시 석연치 않다는 반응도 있다. 해당 프로그램이 야구 인기를 한층 끌어올린 데 공이 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일은 야구계 전반에 크나큰 파급효과를 낳았다.

 

시즌 도중 현역 코치를 섭외한 만큼, KT 측과 사전 조율은 필수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단 관계자는 “제작진이 우리에게 정식 요청한 건 없었다. 고위 관계자 한두 명에게만 별개로 양해 연락이 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종범은 모두가 인정하는 한국 야구 불세출의 슈퍼스타다. 누구보다 1군 감독 자리를 열망해 왔기에 ‘밑바닥 증명’의 기회를 자처한 바 있다. 그걸 한 시즌도 완주하지 못한 채 스스로 내팽개친 셈이다.

 

프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선택이었을까, 혹은 너무 가벼이 넘겨짚은 결과였을까. 기나긴 도전에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미완(未完)의 이야기로 그치고 말았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결코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물음표들이다.

 

사진=KT 위즈 제공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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