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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부터 열까지’ KB손보 새롭게 조립하는 아폰소 감독… 키워드는 ‘융합 그리고 체력’

입력 : 2025-06-28 14:40:41 수정 : 2025-06-28 14: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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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오 아폰소 KB손해보험 감독이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사진=KOVO 제공

 

V리그 남자부에 ‘노란 물결’을 일으키는 KB손해보험, 그들이 보내고 있는 비시즌은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드라마 같았던 지난 2024~2025시즌에 뜨거운 희망을 맛봤기 때문이다. 황택의, 나경복 등 굵직한 국내 스타들의 군 전역과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단숨에 봄배구까지 나아갔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대한항공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그들이 일으킨 후반기 폭풍은 올 시즌의 스텝 업을 꿈꾸기 충분한 수준이었다.

 

지난 시즌 도중에 팀 지휘봉을 잡은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의 표정에도 그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소방수로 임했던 지난 시즌과 다르게, 올해는 비시즌부터 차근차근 팀을 조립한다. 선수들과의 소통시간도 대폭 늘어났다. 감독의 철학이 온전히 담긴 KB손해보험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내가 꾸리고 싶었던 팀을 만들기에 (지난 시즌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는 아폰소 감독은 “이번에는 많은 시간을 선수들과 공유하며 짜임새 있는 팀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웃는다.

 

사령탑이 새 시즌 키워드는 바로 ‘융합’이다. 아폰소 감독은 “지금은 국가대표 선수들도 많이 차출돼 있어서, 젊은 선수들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줌으로써 9월에 복귀하는 대표팀 선수들과 잘 융합됨으로써 잘 만들어진 팀을 꾸리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레오나르오 아폰소 KB손해보험 감독이 KB 인재니움수원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허행운 기자

 

외인 그리고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도 ‘유지’를 외친 까닭이다. KB는 지난 시즌 함께 했던 안드레스 비예나 그리고 모하메드 야쿱과 모두 재계약에 골인했다. 뉴 페이스와 새롭게 적응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익숙함에 초점을 맞췄다. 함께 만들어온 팀 케미스트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 셈이다.

 

아폰소 감독은 “지난 시즌 퍼포먼스를 기준으로 삼았다. 두 선수 모두 시즌 중에도 무너지지 않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도 재계약이 마땅했다”며 “올 시즌도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돌풍의 핵으로 여겨진 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의 합류도 주목할 포인트다. 그 또한 기존 KB손해보험 시스템과의 융합이 최우선 과제다. 아폰소 감독은 “(대표팀 차출, 부상 등으로 인해) 아직 많은 이야기를 하진 못했다. 팀에 있는 동안은 최대한 많은 대화를 하려 했다”며 “나이가 어리지만 국제 경험도 있는 선수이다. 팀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옵션”이라고 칭찬을 늘어놨다.

 

이어 “종합적으로 잘하는 선수다. 안정적인 수비와 과감한 서브와 공격을 보여준다. 우리 팀과 함께하며 같이 성장할 것이다. 미래에는 KB를 넘어 국가대표팀에서도 지금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믿는다”며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녹아들어야 할 선수들은 또 있다. 바로 임성진 영입의 반대급부, 즉 보상선수로 정민수라는 굵직한 베테랑이 떠난 리베로 자리다. 현재 KB 리베로진에는 김도훈, 지은우, 성한희 등 젊은 자원들이 포진해 있다.

 

아폰소 감독은 “지금 있는 선수들 모두 경험이 부족하거나 나이가 어린 건 맞다. 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국제·국내 경험이 풍부한 정민수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확실한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젊은 세 선수들에게 많은 경험을 주고 싶다. 어려운 순간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경험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올해 많이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올 시즌을 통해 세 선수 모두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정도로 기량을 끌어올리게 하는 게 내 개인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레오나르오 아폰소 KB손해보험 감독(왼쪽)이 모하메드 야쿱과 함께 지난 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을 관전 중이다. 사진=KOVO 제공

 

모든 퍼즐들을 모아 최고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지금, 아폰소 감독이 세우는 주춧돌은 바로 체력이다. 사령탑은 “(V리그는) 많은 경기수가 특징”이라며 “기술적인 건 코트에서 눈에 띄지만, 체력은 그렇지 않다. 체력이 베이스로 깔려야 기술적인 퍼포먼스도 폭발적으로 나올 수 있는 법이다. 긴 시즌을 버틸 수 있는 강력한 체력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표는 진부하지만 당연히 V리그 우승이다. KB는 아직 정규리그 1위나 챔피언결정전 우승 기억이 없다. 아폰소 감독은 “모든 감독들이 (이 질문에는) 챔피언이라 대답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단계적으로 목표를 이뤄가겠다”며 “아직 우리가 해보지 못한 우승을 꿈꾸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지난 시즌을 겪으며 어떤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지 확실히 정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은 제로 베이스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시작점이 다르다. 점진적으로 어떻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시즌 중에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모든 게 달렸다”며 새로워질 KB를 향한 밝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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