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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에 손 뻗치는 中] K-팝 3대 큰손, 단순 소비 넘어 주주로 침투

입력 : 2025-06-23 17:30:00 수정 : 2025-06-23 17: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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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K-팝 음반 수출액 작년 대비 308.7% 증가
텐센트뮤직, SM엔터 2대 주주로
리스크 공존…새 성장 동력 기대
K-팝 주요 소비국인 중국이 한국 음악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음반 수입부터 국내 주요 기획사 지분 투자, 법인 설립에 이르기까지 중국 자본의 움직임이 한층 두드러지고 있다. 막강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은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위기론을 맞은 K-팝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진은 SM 창립 30주년 텐센트뮤직 프로모션.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중국은 단순한 K-팝 소비국을 넘어 투자와 유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본의 움직임을 다각화하고 있다.

 

◆한한령에도 막강한 중국 팬덤

 

중국은 2017년부터 한한령(중국 내 한류 제한령)을 통해 한국 대중문화에 빗장을 걸었지만 팬덤은 여전한 영향력을 지녔다. 특히 중국의 열혈 팬덤은 한한령에도 K-팝 소비 시장에서 강력한 구매력을 보유한 핵심 소비자층을 유지해 왔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K-팝 음반의 대중국 수출액은 5978만9000달러(약 830억원)로 전체 음반 수출 시장의 20%를 차지했다. 올해 1~4월 음반 수출액은 1761만4000달러(약 243억원)로 지난해 동기 431만달러(약 59억원) 대비 308.7%나 폭증했다. 지난해부터 한한령 해제 움직임이 싹트는 만큼 중국의 K-팝 음반 소비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K-팝 보폭 넓히는 대륙 큰손 텐센트

 

중국은 K-팝 산업 전반에 존재감을 한층 넓히고 있다. 중국의 IT 공룡인 텐센트 산하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2000억원 규모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9.66%) 전량을 취득해 카카오·카카오엔터(합산 41.5%)에 이어 SM의 실질적인 2대 주주로 올라섰다.

 

 

SM은 K-팝을 대표하는 1세대 기획사이자 에스파·라이즈·NCT 등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아티스트들을 다수 보유한 회사다. 텐센트 시총은 한화 약 818조원으로 SM의 267배에 이르고, 국내 4대 기획사 시총을 다 합쳐도 텐센트의 40분의 1에 그친다. 텐센트뮤직이 SM 지분을 인수했다는 것은 단순한 콘텐츠 소비자에서 벗어나 K-팝 제작과 유통의 핵심 구조에 직접 관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텐센트의 지분 인수 이후 양사는 2~3년 내 데뷔를 목표로 중국 현지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M은 캐스팅·트레이닝·프로듀싱 등 제작 전반을 맡고 텐센트는 현지 프로모션, 음반 및 음원 유통을 전담한다. 양사는 이를 통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을 공동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텐센트는 자회사를 통해 YG엔터테인먼트(4.30%), 카카오엔터테인먼트(4.61%) 등 K-팝 관련 대형 기획사의 지분을 보유 중이기도 하다. QQ뮤직이나 쿠거우뮤직 등 중국 대표 음원 플랫폼을 운영하는 텐센트뮤직은 2023년엔 고위급 인사를 한국에 파견해 국내 주요 기획사와 접촉했다. 이후엔 하이브와 큐브엔터테인먼트 등과 정식 음원 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등 K-팝 산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회와 리스크 공존

 

중국 하이난에서 지난 4월 개최한 대형 K-팝 공연 '워터밤 하이난 2025'. 사진=루미스컴퍼니

 

K-팝 세계화와 맞물려 중국 자본의 직접적인 가요계 투자나 한중 합작 사례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중국 대표 엔터사 위에화(베이징위에화왠위문화전파유한회사)는 2014년에 일찌감치 한국 법인인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를 설립했다.

 

위에화가 지분 85%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선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는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최예나와 그룹 제로베이스원의 장하오·리키·김규빈·한유진 등 인기 가수들이 대거 소속됐다. 2016년엔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아 걸그룹 우주소녀를 합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데뷔시킨 바 있다.

 

그룹 아스트로와 걸그룹 위키미키, 가수 옹성우 등이 소속된 판타지오는 과거 중국 투자를 받았다가 2018년 경영권 분쟁을 겪기도 했다. 중국계 최대 주주와 기존 경영진 사이의 갈등이 심화해 대표이사 일방 해임 등을 겪었지만 이후 중국 자본을 정리하며 일단락됐다.

 

중국 자본 종속이나 경영권 갈등 등 리스크를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중국 자본의 K-팝 산업 진출은 한한령 이후 공연 시장이 막힌 상태에서 국내 K-팝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K-팝은 2023년 처음 열렸던 1억장 판매 시대가 1년 만에 저무는 등 위기론에 직면한 상태다.

 

국내 기획사들은 중국 주요 기업과의 협력으로 중국 내 유통과 현지화, 중국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넓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한령이 본격적으로 해소된다면 현지 음반·음원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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