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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공항 내 과잉 경호, 그들만의 세상

입력 : 2025-06-22 16:31:13 수정 : 2025-06-22 18: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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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변우석이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팬 미팅 투어를 마치고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공항 내 과잉 경호 논란이다. 공공장소인 공항이 고성과 무력으로 물드는 가운데 이렇다할 자정의 움직임은 없다. 명확한 해답이 없으니 도돌이표다.

 

 

 해외 일정 소화를 위해 출국하는 연예인들은 대부분 계약된 브랜드의 의상과 악세서리를 착용한다. 브랜드는 해당 아이템의 노출이 필요하고 기자들은 사진을 찍어 보도한다. 합의된 업무의 장소인 것이다. 기자는 촬영을 마치면 자리를 뜬다. 연예인이 출국장에 들어가면서 2라운드가 시작된다. 팬과 경호원 간의 혈투다.

 

 최근 신인그룹 하츠투하츠의 경호원이 시민을 밀치고 위협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퍼졌다. 하츠투하츠는 중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셔틀트레인을 이용했다. 그리고 일명 대포 카메라를 든 여성이 하츠투하츠 멤버와 부딪히자 곁에 있던 경호원은 여성의 목을 강하게 밀치고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하며 소리쳤다.

 

영상 속 경호원은 여성을 무력으로 제압하며 “가라”고 소리친다. 이 여성은 “나도 가야 된다. (비행기) 티켓이 있다”고 해명했지만 소란은 계속됐다. 해당 여성은 SNS상에 피해 사진을 올리며 분노와 억울함을 표했다. 이에 소속사는 “소위 ‘사생’이 공항 입구부터 지속적으로 멤버들을 밀치고, 신체적인 접촉을 시도했다. 이를 제지하려는 과정이었다”며 “지나친 대응이었다는 점에 대해 경호업체와 경호원에 항의 및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사생팬들을 두고 ‘그 비싼 비행기 티켓을 사서 출국장까지 따라갈 수 있을까?’ 싶지만 사실 팬의 세상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다소 힘든 영역들도 존재한다. 그들의 돈과 시간을 투자해 하는 일인 만큼 존중해야할 필요도 있다. 그렇지만 공항 내 질서를 어지럽히는 건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다.

 

 반면 평범한 여행객이 팬으로 몰려 수모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 게시물을 보면 발끈하고 화내게 되지만 실제로 내가 그 상황에 몰린다면 위협적인 경호원의 행동에 대처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지난해 7월 배우 변우석의 출국 과정에서 과잉경호 논란이 일었다. 경호업체 직원들이 공항 출입 게이트를 통제하고 일반 승객의 항공권을 검사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위를 했다. 공항 측은 해당 경호업체를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고 국가인권위원회에도 관련 진정 건이 접수되는 등 문제가 커졌다. 당시 비난에 직면하며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는 듯 했지만 여전히 상황은 그대로다.

 

 어느 쪽이든 딜레마가 발생한다. 경호원의 원칙은 의뢰인의 신변 보호다. 그런데 의뢰인을 보호하기 위해 민간인을 희생시키는 건 정당하지 않다. 경호의 과정에서 법과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과도한 경호행위는 오히려 법적 책임을 초래할 수 있다.

 

 팬 역시 상식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범위까지 밀어부치는 것은 옳지 않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할텐데, 접근을 시도하는 일 또한 잘못 됐다. 이 모든 건 과도한 팬심이 불러온 참사지만 팬덤 내 자정의 목소리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여행 전 공항이 주는 설렘의 감정이 누구에게나 존재하는건 아니다. 누군가에겐 피터지는 전쟁터일 수 있다. 해답 없는 기싸움에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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