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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의 멘탈 퍼포먼스] 포항 신광훈의 ‘성공 노트’

입력 : 2025-06-19 09:00:00 수정 : 2025-06-18 19: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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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신광훈은 올해 38살(1987년생)이다. K리그 통산 482경기를 소화했다. 이 기록은 멈추지 않고 시계처럼 계속 나아가고 있다. 신기한 것은 여전히 포항스틸러스의 출전 선수 명단에 ‘신광훈’의 이름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38살 수비수가 K리그1 무대에서 꾸준히 선발로 경기에 출전한다는 건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베테랑 공격수가 후반에 조커로 출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부분이다. K리그1 무대는 실력으로 증명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는 곳이다. 필자는 그동안 신 선수에게 롱런 비결을 공개해 달라고 끊임없이 문의했고, 결국 이에 대한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 

 

신 선수는 우선 자기관리 방법 3가지를 공개했다. 첫째,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다. “술과 담배를 하게 되면 아무리 기량이 좋은 선수라고 해도 30대 들어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근육 부상이 많고 햄스트링에 문제가 자주 발생해요.” 실제로 신 선수는 그동안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근육 부상이 거의 없었다. 이러한 과정은 꾸준한 경기 출전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결혼 10주년 기념일에도 술을 입에 대지 않은 것. 뜻깊은 자리이기에 충분히 기분을 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술 대신 바나나우유로 대신하며 몸 관리에 집중했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고 쉬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를 관리하지 못하는 스포츠 선수들이 생각보다 아주 많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둘째,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신 선수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바로 씻는다. 10분~15분 안에 잘 준비를 마친다. 수면 안경을 쓰고 암막 커튼을 친 뒤 바로 침대에 눕는다. 이러한 행동은 밤 9시 30분부터 실천되고 10시에는 본격적인 수면에 들어간다. “저는 밤 10시를 밤 12시라고 생각하고 수면을 취해요. 취침 루틴은 3년 정도 실천을 했는데 정신적, 육체적 회복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신 선수는 취침 루틴을 통해 높은 에너지를 만들었다. 이러한 과정은 긍정적인 마인드셋과 우수한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신 선수는 현재 다른 선수들보다 평균 2시간 정도 수면을 더 취한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적용해보면, 신 선수는 매일 보약을 먹고 있는 셈이다.

 

셋째,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한다. 신 선수의 아침 식사는 8시에서 8시 30분, 점심 식사는 12시에서 12시 30분, 저녁 식사는 6시에서 6시 30분에 진행된다. “저는 식사 시간을 정해놓고 해요. 규칙적인 식습관은 컨디션 관리와 제시간에 수면을 취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저녁 식사 이후엔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특히 밀가루 음식은 최대한 자제한다고 한다. 따로 한약이나 보충제를 챙겨 먹진 않는다. 비타민 정도만 복용한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되는 약을 먹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스포츠 선수라고 해도 정해진 시간에 맞춰 식사를 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매일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살아가야만 가능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신 선수는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하기 위해 갖추어야 하는 4가지 비법도 공개했다. 첫째, 팀 훈련을 할 땐 100으로 해야 한다. 보통 나이가 많은 선수들은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 팀 훈련을 줄이기도 한다. 신 선수는 그렇지 않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한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러한 팀 훈련 태도는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전달하고, 나아가 팀 훈련 분위기를 만드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신 선수가 팀 훈련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가를 엿볼 수 있는 데이터도 있다. 20년 동안 진행된 볼 돌리기에서 딱 한 번 돌아갔다. 팀 동료들에게 커피를 1번 밖에 사지 않은 이유다. 이러한 데이터는 신 선수가 얼마나 지독하고 팀 훈련에 집중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둘째, 연구를 해야 한다. “30대 초반까진 넓은 활동량과 오버래핑 등 에너지 레벨로 축구를 했어요. 하지만 앞으로 이것만 가지고 축구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현실을 직시했던 것 같아요. 이후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어요. 예를 들면 상대가 강하게 압박하거나 건너서 패스를 해야 할 때 또는 1대1 수비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스포츠 선수들은 대부분 경기력이 좋을 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신 선수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았다. 더 이상적인 것을 계속 생각하고 보완했다. 이러한 과정은 빠르게 변화되는 최신 축구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적응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셋째, 운이 따라야 한다. 선수가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려면 감독, 동료, 상황 등에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이 따라줘야 한다. “작년에 박태하 감독님이 새로 오시면서 제 축구 인생도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생각해요. 팀이 새롭게 변형 스리백을 썼고, 이러한 조건은 저의 기량을 잘 발휘하고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데 좋은 기회가 됐어요. 물론 이런 운도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을 했기 때문에 따라온 거라 생각해요.” 운은 통제할 수 없지만 좋은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신 선수는 끊임없는 준비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운도 따를 수 있다고 말한다.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아무리 운이 따라도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넷째, 베테랑의 품격을 발휘해야 한다. 팀의 고참 선수들이 발휘하는 말과 행동은 팀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는 이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베테랑으로서의 품격을 발휘하고 구성원들 간에 관계가 깊다. “그동안 선배들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서 잘 내려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게 되면 은퇴 이후 행보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신 선수는 항상 올바른 태도와 언행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솔선수범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긍정적인 일화도 있다.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지만 전반 24분 만에 교체된 적이 있어요. 기분이 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티를 내지 않았어요. 그리고 벤치에서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쳐주고 팀 동료들을 챙겼어요.” 신 선수가 발휘한 이 행동은 아무나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신 선수는 번외로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조언을 했다. “유소년 시기에 연령별 대표에 선발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축구 선수가 되는데 필요한 태도를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축구를 대하는 태도, 관계에 대한 태도, 경합 상황에서의 태도를 반드시 갖춰야 해요.” 신 선수는 그동안 연령별 대표를 거친 선수들이 프로에 와서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고 한다. 이들의 실패 원인은 무엇일까. 신 선수는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태도를 갖추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유소년 선수, 지도자, 부모는 이 부분에 대해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신 선수가 공개한 롱런 비결 7가지는 아주 기본적인 것이다. 하지만 이를 지키기는 상당히 어렵다. 이번 신 선수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기본에 충실해야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K리그 선수들은 대중에게 관심을 많이 받고 비교적 화려한 삶을 살기 때문에 주변의 유혹이 아주 많다. 이러한 유혹을 관리해야 기본에 충실할 수 있다. 신 선수의 모습 뒤에는 지금까지 뛸 수밖에 없는 근거가 있었다. 주변 선후배들이 신 선수를 평가할 때 ‘독사’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이제 그 말이 무슨 말인지를 알 수 있게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글=이상우 박사, 정리=이혜진 기자

 

이상우 대표는...

 

△멘탈 퍼포먼스 대표 △스포츠심리학 박사 △K리그 FC서울, FC안양 선수 △저서 ‘멘탈 퍼포먼스’ 베트남 진출(2025)  △KFA/ONSIDE ‘이상우 박사의 축구심리상담소2 연재(2025) △한국축구과학회 이사(2025) △경주한수원 여자축구단 심리기술훈련 지원(2025) △인천광역시청 여자핸드볼선수단 심리기술훈련 지원(2025) △인천광역시 스포츠과학센터 심리기술훈련 지원(2025) △인천유나이티드 U15 광성중, U18 대건고 심리기술훈련 지원(2025) △서울 풋볼A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5) △양평FC 축구단 심리기술훈련 지원(2025) △의정부광동FC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5) △천안제일고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5) △부천모션FC U15 심리기술훈련 지원(2025) △서울노원RFC U12 심리기술훈련 지원(2025)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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