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정국 크고 작은 논란도

K-팝의 새 패러다임을 연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활동이 가시화되면서 일곱 멤버와 소속사 하이브를 향한 관심도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BTS는 2022년 12월 진의 현역 입대를 시작으로 약 2년 반 동안 군백기(군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가졌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로 불리지만 그들의 공백기동안 레이블 내 후배 그룹들을 최정상급으로 성장시키며 발전해왔다. 물론 휘청이는 순간도 있었다. RM은 전역 후 팬들과의 소통 방송에서 “지난해 하이브에 일이 많았다. 그래서 불면증에 걸렸다”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민희진·방시혁, 오너 리스크 강타
BTS의 대성공으로 몸집을 불린 하이브는 세븐틴이 소속된 플레디스, 르세라핌이 소속된 쏘스뮤직 등 11개의 산하 레이블을 두고 있다. 규모가 커진 만큼 크고 작은 논란도 잇따랐다. 1년이 넘게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뉴진스 및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소속으로 2022년 데뷔부터 톱아이돌로 성장한 뉴진스는 돌연 소속사에 불만을 나타내며 결별을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일방적인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며 독자 행보를 펼친 뉴진스는 NJZ로 팀명까지 바꿔 민 전 대표와 함께 움직였다. 반면 어도어는 전속계약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반박하며 지난 1월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기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결국 지난 3월 법원이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NJZ 천하는 끝이 났다. 멤버들은 항고한 상태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하이브와의 분쟁 전면에 나서 기자회견을 연 민 대표의 배포 있는 행보에 여론전에서 승기를 가져오는 듯했지만 법정에선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뉴진스 측은 “이미 신뢰 관계가 파탄됐다”며 여전히 소속사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하이브 창업자 방시혁 의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이 피어올랐다. 금융감독원은 방 의장 측이 하이브 기존 투자자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고 속이고, 보유 지분을 지인이 설립한 사모펀드(PEF)에 팔도록 한 정황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의장은 지분 차익의 30%를 공유하기로 사모펀드와 계약을 맺었고, IPO 후 방 의장이 정산받은 돈이 무려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계약은 증권신고서에 기재되지 않았고 금감원은 이 과정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조사 중이다.
방 의장은 하이브 지분 31.57%(1분기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오너 리스크 부각에 수사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9일 하이브 주가는 3% 넘게 하락했다.

◆‘음주’ 슈가 ‘우익 모자’ 정국…바람 잘 날 없네
호재는 단연 BTS의 완전체 컴백 기대감이다. 네 멤버의 전역 소식에 지난 10일 하이브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달성했다. 여전히 방탄소년단, BTS라는 이름이 가지는 무게감은 크다. K-팝이라는 장르의 한계를 벗어나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며 팬들의 자긍심이자 대한민국의 얼굴이 됐다. 그들이 입은 옷은 금세 동나고, 라이브 방송에 잠시 등장한 간식도 품귀 현상을 가져온다. 과도한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물러설 곳은 없다. 대중가수의 인기와 책임감은 비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충격적이었던 슈가의 음주운전 사건이었다. 슈가는 사회복무 중인 지난해 8월 음주 상태에서 전동 스쿠터를 몰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멤버의 경찰서 소환 조사는 대중에게 충격이었다.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해당 사건은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전역 이틀만인 지난 14일 제이홉 콘서트 무대에 게스트로 오른 정국은 공연의 여운을 느끼기도 전에 사과부터 해야 했다. 리허설에서 착용한 모자에 적힌 ‘도쿄를 다시 위대하게(MAKE TOKYO GREAT AGAIN)’라는 문구가 일본 우익이 사용하는 표어였던 것. 정국은 공연을 마치고 이 사실은 인지하자마자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정국은 “모자는 바로 폐기했다”며 “문구가 담고 있는 역사적, 정치적 의미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채 착용했다. 실망과 상처를 드려 무겁게 받아들인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지적과 비판 모두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정국은 성실한 군 복무로 대중의 격려 속에 돌아왔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고개부터 숙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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