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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아이린&슬기, 아슬아슬 대위·대조법의 완전한 등호

입력 : 2025-06-15 22:18:56 수정 : 2025-06-15 22: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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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은 붙잡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는 것."

 

K-팝 신에서 10년 넘게 정상에서 군림해온 3세대 주요 걸그룹 '레드벨벳'의 유닛 '레드벨벳-아이린&슬기(아슬)'는 그동안 지탱해온 솔로 외력과 듀오 내력의 밸런스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펼쳐진 이들 듀오의 첫 콘서트 '밸런스'는 대위법(對位法)과 대조법(對照法)의 병치로 인한 미학이 일품이었다.

 

대위는 상대적인 두 가지의 분위기나 정경(情景) 등을 이중적으로 나란히 배열하는 것이다.

 

아이린의 K-팝 업계 손꼽히는 화려한 외모는 '도달 불능점'의 아득함을 선사해 오히려 깨질듯한 위태로움을 전한다. 하지만 그 안에 단단함이 숨겨져 있어서 자신이 가진 게 '무용(無用)한 아름다움이 아님'을 증명한다.

 

슬기는 탄탄한 실력, 몸이 증거하는 성실함과 함께 뇌쇄적인 눈빛을 갖고 있는데, 그래서 더 애를 태운다.

 

두 사람의 이런 각자 매력은 '필굿' '몬스터' 같은 미니 1집 '몬스터'(2020) 수록곡, '틸트' '트램펄린' '걸 넥스트 도어' 등 미니 2집 '틸트'(2025) 포함곡에서 팔랑거리며 대칭하는 나비의 두 날갯짓으로 승화했다.

 

서로 달라서 대비가 되는 대조법은 '라이크 어 플라워'(아이린) '베이비, 낫 베이비'(슬기) 등 각자 솔로 무대에서 극대화됐다.

 

두 사람의 대비되는 보컬 톤과 춤 선은 인생의 기울기('틸트')를 만들어낸다.

 

사실 예술은 삶의 불완전함의 굴곡을 드러내는 일이다. 아무리 뛰어난 평형 감각을 갖고 있어도 굴곡에 따라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게 우리네 일상이다. 그것이야말로 기울기의 미학이다.

 

이날 콘서트 브리지 영상에서 나온 천칭저울, 시소, 외줄타기, 아찔한 계단 이미지 등이 증명하듯 그 기울기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인정하면서 서로와 그리고 팬덤 러비와 어떻게든 균형을 이루려는 노력을 압축한 것이 이날 아슬의 무대였다.

 

그건 하루 아침에 쌓인 고른 상태가 아니다. 두 사람이 레드벨벳 데뷔 전인 11년 전 'SM 루키즈' 때 선보인 '비 내추럴' 영상 때부터 쌓아온 믿음의 영역을 기반 삼은 것이었다. 이날 현란한 카메라 워크와 함께 세련된 의자 퍼포먼스를 동반한 그 '비 내추럴' 무대가 증명했다. 레드벨벳 다른 멤버들인 조이, 웬디도 객석에 앉아 응원하며 그 서사에 동참했다.

 

무대 한 가운데서 앞쪽으로 기울어져 이번 공연의 메시지를 반영한 두 개의 대형 스크린, 그 사이에서 없어지거나 나타나며 공간감을 만든 계단, 검정 콘셉트의 의상 속에서 유독 빛났던 빨강 마이크, 댄서들의 들고나는 동선 등 무대 연출도 곳곳에서 빛났다.

 

아이린은 이날 브리지 영상 의미에 대해 "막 무너지고 막 흔들리면서 생긴 불균형한 것들이 시간이 지나, 저희가 마주하기도 하고 접촉하며 균형을 맞춰나가는 가운데 서로의 세계를 만나는 흐름"이라고 소개했다.

 

방정식이 미학적으로 완전하고 안전한 이유는 복잡하고 아슬아슬한 수식 사이에 존재하는 등호(=) 덕분이다. 그건 두 존재가 팽팽하면서 대위법적으로, 대조적으로 그리고 결국 '라이크 플라워' 무대 영상 속 나비 날개처럼 대칭하는 상태다. 아이린, 슬기처럼 두 존재가 팽팽히 의지하는 것과 같다.

 

이번 콘서트는 전날에도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7월4일 싱가포르, 12일 마카오, 19일 방콕, 8월3일 타이베이, 9월13일 쿠알라룸푸르, 24~25일 도쿄 등 아시아 투어로 총 7개 지역을 찾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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