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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금리가 내려간대”…기회라는 착각이 시작된다

입력 : 2025-06-15 13:02:34 수정 : 2025-06-15 13: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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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내려간대.”

 

이 한마디에 사람들의 눈빛이 바뀐다. 가슴속 어디선가 ‘기회의 종’이 울리는 듯하다. 하지만 그 종소리가 희망의 전주곡일까, 아니면 파국의 전조일까.

 

금리 인하는 사람들이 착각을 하게 만든다. 금리가 내려간다는 건 단순히 이자가 줄어든다는 말이 아니다. 그건 시장 전체에서 돈이 싸졌다는 신호다. 싸진 돈은 사람들로 하여금 착각하게 만든다. 자산이 오르니 내가 잘하고 있는 것 같고, 소득이 느니 더 써도 될 것 같고, 은행 문턱이 낮아지니 빚을 내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건 당신이 잘한 게 아니다. 시장 전체가 부풀려졌을 뿐이다. 사람들은 늘어난 유동성을 자기 능력의 상승으로 착각한다. 그리고 이 착각은 더 깊은 함정으로 이어진다. 돈은 늘었는데 능력은 늘지 않았다. 지갑이 두툼해졌다고 해서 그 속이 진짜 돈으로 가득한 건 아니다. 빚으로 불린 유동성은 잠시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뿐이다.

 

문제는 그 잠시가 지나면 현실이 도로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부풀려졌던 기대만큼의 거품이 터지기 마련이다. 자산은 오르지만 그게 곧 내 것이 되는 건 아니다.

 

금리 인하는 자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부동산이 들썩이고 주식이 솟구친다. 하지만 그 열기가 당신을 위한 열기인 줄 착각하지 말자. 돈의 파도는 늘 큰 배부터 밀어준다. 부채를 짊어지고 들어간 개인은 버블의 꼭대기에서 물을 맞는 역할이 되기 쉽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첫째, 과도한 레버리지는 피해야 한다. 금리가 낮을수록 사람들은 빚을 내서 투자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자율은 언제든 다시 오른다.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움직여야 한다.

 

둘째는 소비의 기준을 잃지 말아야 한다. 갑작스러운 소득 증가나 자산 상승은 당신의 ‘능력’이 아닌 ‘시장의 착시’일 수 있다. 그럴수록 소비는 더 보수적으로, 저축은 더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

 

셋째는 자산을 수비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모두가 ‘지금이 기회’라고 말할 때는 한 걸음 물러나야 할 때다. 핵심 입지, 본질가치가 검증된 자산, 혹은 현금 자체의 비중을 높여라. 마지막으로 정부의 지원은 혜택이 아닌 세금 청구서다. 지금 뿌려지는 돈은 언젠가 돌아온다. 그게 물가 상승이든 세금 강화든 부담 증가든, 돌고 돌아 결국 당신에게 청구된다.

 

우리는 지금 환호와 착각이 뒤섞인 시기에 들어서고 있다. 누군가는 이 시기를 기회라 부르고, 누군가는 불장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럴수록 단단한 사람은 머리를 차갑게 하고, 지갑은 꼭 쥐고, 타이밍을 기다린다.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모두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당신은 그 와중에 가만히 서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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