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샷에 대한 자심감이 ‘많이’ 생겼다. 우승에 대한 느낌이 있다.”
3년 동안 무려 31개 대회에서 컷 탈락이 없었던 선수, 2017년 베스트 퍼포먼스상에 2018년 제네시스 대상까지 차지하며 한국프로골프(KPGA)를 장악했던 남자. 그러나 이후 부상과 군복무로 공백기가 생겼고, 해외 무대 진출을 위해 비거리를 늘리려는 기술적 변화에 정신적 부담까지 겹치면서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샷 감각을 찾으려 부단히 애를 썼다. 그런 그가 올해 기세를 올리며 전성기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KPGA 통산 6승, 제네시스 대상 출신 이형준이다.
이형준은 15일 경기도 안산시 더헤븐CC 웨스트-사우스코스(파72, 7293야드)에서 열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25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3억원) 최종 4라운드에 나선다. 3라운드까지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하며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는 이형준은 이날 단독 선두(13언더파) 최진호, 2위(15언더파) 저스틴 데 로스 산토스와 함께 26조에 속해 오전 10시35분 티오프를 한다.

이형준은 이번 대회 첫 날 신들린 샷감각을 선보였다. 노보기는 물론 이글을 2개나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버디도 5개, 단숨에 9언더파를 기록하며 선두로 대회를 열었다. 그런데 2라운드 들어 주춤했다. 보기가 3개나 나왔다. 다행히 버디 3개를 기록해 타수를 유지했다.
이형준은 “2라운드 도중 샷에 문제가 있다고 인지했다. 끝나자마자 바로 연습장으로 향했다”며 “내가 예상했던 문제가 맞더라. 곧바로 바로 잡았고, 그런 부분이 3라운드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이형준은 3라운드 들어 보기 3개를 기록했지만, 버디 7개를 쏟아내며 다시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셋업의 문제였고, 방향을 잘못잡았다. 눈은 타깃을 바라보고 있는데, 내 몸은 그 방향이 아니었던 거다”라며 “계속 답답하게 느껴졌고, 점검을 통해서 바로잡았다”고 전했다. 이어 “3라운드에서도 보기가 3개가 나왔는데, 바람 계산이 조금 어려웠다. 아쉽지만,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라 큰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 2년과 비교해 올 시즌 전성기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컷 통과를 이어가고 있으며, 매대회 우승권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에서 기록한 3위가 올 시즌 최고 성적이다. 이형준은 “이전과 확실하게 달라진 부분은 샷에 대한 자심감”이라고 눈빛을 번뜩이며 “이전까지 좋은 라이에서도 미스 샷이 나왔다. 그런 부분이 확실히 줄었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웃었다.
우승을 향해 달린다. 이형준은 군 복무 전이었던 2019년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3년 뒤 2022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트로피를 품지 못했다. 3년 주기, 올해가 기회다. 이번 대회 욕심이 날 법하다.
이형준은 “꼭 이번 대회가 아니더라도, 기회는 계속 올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샷 감각이 좋기 때문에 어떻게 컨디션 관리를 하느냐에 달렸다”고 전했다. 이어 “올 시즌 이렇게 계속 우승권에 속해 있는 걸 보면, 조만간 우승을…”이라며 “우승에 대한 느낌이 있다”고 활짝 웃었다.
안산(경기)=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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