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IMF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국민 소주 회사를 차지하기 위한 두 남자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 ‘소주전쟁’이 최근 개봉했다. 유해진과 이제훈, 손현주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소주 회사 인수 전쟁이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특히 이번 작품은 CGV 골든에그지수 95%, 롯데시네마 관람객 평점 9.7점을 기록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북미를 시작으로 베트남, 일본, 대만, 러시아 등 전 세계 21개국에 판매되기도 했다.
영화는 위기의 소주 회사를 살리려는 재무이사 종록(유해진)과 이를 인수하려는 글로벌 자본 기업 솔킨의 인범(이제훈)의 대립이 축을 이룬다. 대사는 유쾌하고 상황은 극단적이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정서 하나만은 진지했다.
바로 ‘소주 한 잔’이 주는 위로다. 소주는 당시 서민의 고통과 연대를 상징했다. 축하모임, 퇴근길, 친구의 위로 속에 늘 술잔이 있었다.
다만 의료진으로서 소주를 다량 섭취하는 정면이 다수 연출돼 건강에 대한 우려가 따르기도 했다. 영화에서도 인범이 글라스에 소주를 부어 마시는 종록을 보며 “건강 생각해서 술 좀 줄이세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 알코올은 근육과 뼈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음주는 단백질 합성을 억제해 근육량을 감소시키고 회복력을 떨어뜨린다. 이는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과 인대를 약화시켜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 통증의 원인이 된다.
또 알코올은 칼슘 배출을 촉진하고 골아세포 기능을 저해해 골밀도 감소와 골다공증 위험을 높인다. 특히 음주 습관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허리뼈나 고관절 등의 퇴행이 앞당겨지기도 한다.
이러한 생리적 변화는 한의학 관점에서도 해석이 가능하다. 한의학에서는 음주 등으로 간 기능과 기혈 순환이 흐트러지면 전신 근육과 인대 기능이 떨어지고 염증이 반복된다고 본다.
실제 고전에는 ‘간주근(肝主筋)’이라는 개념이 있다. 간의 기운이 근육을 지배한다는 뜻이다. 즉, 잦은 음주로 간 기능이 약화되면 척추 주변 근육에도 영향을 미쳐 허리 통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만약 술로 인해 척추와 주변 근육이 약해졌다면, 한의통합치료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추나요법은 틀어진 척추 배열을 교정해 하중을 분산시키고, 침 치료는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켜 혈액순환을 돕는다.
약침 치료는 한약재 유효성분을 염증 부위에 직접 주입해 통증을 줄이고 회복을 촉진시킨다. 또한 척추와 뼈를 강화하는 한약 처방은 알코올로 약해진 신체 회복력을 보완하는 데 효과적이다.
‘소주전쟁’ 쓰디쓴 현실과 감정을 담아내고 있지만, ‘프레시하고 부드럽다’는 영화 속 소주의 슬로건처럼 우리 일상에도 다시 일어설 여지를 남긴다. 진짜 위로는 몸의 회복에서 시작된다. 오늘 하루, 술잔 대신 부드러운 스트레칭과 프레시한 운동으로 나의 건강을 응원해 보는 것이 어떨까.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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