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호, 마크 대명사로 독보적
박진영·성낙송 등도 기량 높아
최종근·이재림도 강한 대응력
5월 스타전 예선서 고배당
‘경륜 최고의 몸 싸움꾼’
경륜에서 최고의 마크 전문가를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치고 받는 몸싸움을 한다는 뜻은 아니다. 마크란 월등하게 강한 선수의 뒷자리를 확보해 따라가면서 2, 3착 승부를 노리는 주법이다. 그렇다고 뒤만 따르는 것도 아니다. 경주 막판 젖히기나 추입을 구사하기 위한 과정으로도 활용한다. 많은 선수들이 이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경주 내내 위치를 지켜야 하고, 흐름이 바뀌면 그 위치를 뺏어야 하기 때문에 치열한 자리 싸움이 벌어지곤 한다.
20기 이전 선수 중에서 대표적인 마크 선수를 꼽는다면, 단연 박일호(10기, A2, 구미)가 독보적이다. 마크의 대명사, 마크의 교과서라 불리는 박일호는 동종 전법 선수들에게는 롤 모델과 같은 선수다. 겉으로 풍기는 모습과 달리 매우 부드럽고 유연하며 때로는 지렛대를 활용하듯 상대 선수를 적은 동작만으로 밀어내고 방어하는 특징이 있다. 기술이 매우 뛰어나 경주 중 숱한 몸싸움을 벌이는데도, 자신이나 상대 선수가 낙차하는 빈도가 매우 적은데, 그만큼 안전하지만 잘 싸운다는 뜻이다.
황승호(19기, S1, 서울 개인)와 박용범(18기, S2, 김해B)도 탁월한 자전거 조종술과 막판 결정력이 뛰어난 마크 전문가다. 이중 황승호는 상대가 도발하면 배로 갚아준다는 특징이 있다. 또 한때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광명스피돔을 주름잡던 박용범은 당당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한방이 상당히 위력적이다. 최근 황승호가 성적 5위, 박용범은 22위를 기록해 과거와는 대조를 이루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두 선수의 마크 적극성 또는 성공률이 성적의 차이로 나타난 것이라 분석한다.
20기 이후 비교적 젊은 선수 중에서는 창원 상남팀의 쌍두마차 박진영(24기, S1, 창원 상남) 성낙송(21기, S1, 창원 상남)이 눈에 띈다. 두 선수는 매우 적은 동작과 부드러움으로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특징이 있다. 최근에 두각을 보이는 박진영은 같은 팀 선배 성낙송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해 더욱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두 선수는 막판 결정력도 매우 뛰어나 1위를 차지하는 경우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재림(25기, S1, 신사)과 최종근(20기, S1, 미원)도 만만치 않다. 이재림과 최종근은 일대일 승부에도 능하지만, 시야가 넓어 여러 명의 선수와 상대해도 밀리지 않는다.
이들의 장점을 유감없이 선보였던 경주가 지난달 23일 열린 KCYCLE 스타전 예선전 13경주였다. 경주에 앞서 강자 인치환(17기, SS, 김포) 임유섭(27기, S1, 수성)이 입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최종근과 이재림이 추입과 젖히기로 각각 1, 2착을 기록했고, 예상 밖의 박진영이 마크 전법으로 3위에 올랐다. 그 결과 이날 최고 배당인 쌍승식 109.5배, 삼쌍승식 293.3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창현 최강경륜 발행인은 “관중들은 자신이 선택한 선수가 그 어떤 불리한 상황이나 강한 상대를 마주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고도의 순발력과 조종술, 투지 등을 총동원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열광하기 마련”이라며 “이런 점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스포츠가 경륜이고, 경륜 중에서는 마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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