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뜬 마음 내려놓고 다시 뛰겠습니다.”
올해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2006년생 신인 공격수가 자신의 가치를 세상에 알린다. 고교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혀 기대를 받았으나, 마수걸이 득점을 터뜨리기까진 기다림이 필요했다. 오래 걸리진 않았다. 입단 10번째 경기에서 지난 아쉬움을 모두 지워내는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31일 서울 이랜드와의 14라운드(4-1)에서 2골·2도움으로 꽃을 피운 백가온의 이야기다.
특급 유망주다. 서울 보인고 출신인 백가온은 고교 시절 양민혁(토트넘), 윤도영(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과 함께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부산 아이파크는 백가온을 영입하기 위해 일찍부터 러브콜을 보냈고, 긴 구애 끝에 영입했다. 조성환 부산 감독은 “영입하기 위해 지난해 공을 많이 들였다. 다른 팀의 제의를 뿌리치고 우리 팀을 선택해 줘서 정말 고맙다. 연령별 대표팀뿐만 아니라 A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면서 더 발전하길 바란다”면서 “본인의 장점으로 득점했는데, 하절기 우리에게 더 필요한 친구 아닌가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데뷔골을 포함해 한 경기서 올린 2골·2도움, 스스로도 놀라운 성적이다. 득점 장면이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어안이 벙벙하다. 백가온은 “프로에서 골을 넣게 되면 정말 영광스러운 순간으로 기억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근데 막상 넣으니 기억이 잘 안 나더라. 골 넣고 나서 정신 차려보니 내가 하프라인에 가 있더라”고 웃었다.
에피소드는 또 있다. 이날 페신이 득점포를 터트린 뒤 어시스트를 해 준 백가온을 항해 한 쪽 무릎을 꿇었다. 축구화를 닦아주는 세리머리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를 이해하지 못한 백가온은 그만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았고, 앉은 채로 세리머니를 해야했다. 백가온은 “페신이 발을 올리라고 했는데, 순간 뭐라고 하는지 못 들었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쏟아진 러브콜 중 부산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백가온은 “태어난 곳도 부산 주변이고 중학교도 부산에서 나왔기 때문에 당연히 부산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었다”며 “다른 팀의 제안을 받았지만, 제가 가서 정말 잘 뛸 수 있다고 생각한 팀은 부산이었다. 고민하지 않았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더 뛰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 감독님이 믿고 출전시켜 주시니까 그 믿음에 부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백가온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마침 이날 이민성 U-23 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을 찾아 백가온을 지켜봤다. 우선은 현재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U-20 대표팀에 발탁된 백가온은 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국제 친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출국했다. 그는 “들뜬 마음은 내려놓고 뛰어야 한다. 다시 정신을 잘 잡아야 한다. 잘 다녀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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