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에서 통하려면!”
재능만큼은 진짜다. 우완투수 윤성빈(롯데)이 또 한 번 모두를 놀라게 했다. 2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구원 등판했다. 선발투수 심재민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서 3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마크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무려 159㎞까지 찍었다.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 약점으로 꼽히는 제구도 이날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스트라이크 비율 68.1%를 기록했다. 볼넷은 1개만 내준 반면, 탈삼진은 5개 잡아냈다.
구속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 한다. 노력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는 타고나야 한다. 고교시절 이미 150㎞대 공을 던졌다. KBO리그 구단들은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MLB) 구단까지 관심을 드러낸 배경이다. 당시 고민 끝에 국내서 프로생활을 시작하기로 했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구속이 빠르다는 것은 (투수로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구속 하나만 가지곤 살아남을 수 없다. 아무리 빠른 공이라 하더라도 원하는 곳에 던지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지금까지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이유다. 1군 통산 22경기에 그쳤다. 지난 20일 부산 LG전 역시 마찬가지. 어렵게 기회를 잡았지만 볼넷에 발목을 잡혔다. 1이닝 4피안타 6볼넷 9실점(9자책)으로 씁쓸하게 물어났다. 김 감독은 윤성빈에 대해 “제구가 함께 돼야 한다. 지켜보고 있다. 좋은 보고가 있으면 또 한 번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운영 측면에서도 갈 길이 멀다. 1군은 그야말로 정글 같은 곳이다. 프로세계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야 한다. 투수가 강하고 예리한 공을 던져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피칭 차이, 번트 안타 수비, 퀵모션의 변화 등 다양한 것들을 신경 써야 한다. 작은 요소요소들이 모여 비로소 완성형 투수가 된다. 김 감독은 “단순히 제구만 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완벽하게 준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대와 물음표가 공존한다. 현 시점에서 윤성빈의 2군 성적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관건은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느냐다. 몇 차례 실패로 심리적 부담도 커진 상태. LG전에선 피치컴 오작동 등에 영향을 받기도 했다. 롯데는 윤성빈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 이날 2군 경기서 중간계투로 출전한 배경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중간에서 한 번 던져보라고 했다. 주자가 있을 때, 중요한 상황서 어떻게 투구하는지 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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