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쁜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속 새 시즌 설계를 가다듬고 있다.
폭풍우 같은 하루가 계속된다. 남자프로농구 SK가 직전 2024∼2025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포워드 안영준의 잔류를 시작으로, 외부 영입 카드로 가드 김낙현을 품에 안았다. 앞서 프랜차이즈 스타 김선형(KT)과의 이별을 감수해야 했다.
이대로 멈출 수는 없다. 계속해서 전력 구성에 박차를 가한다. 내부 FA 집토끼인 ‘수비왕’ 오재현과 외국선수 자밀 워니를 두고 이목이 쏠린다. 특히 워니의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기까지 단 하루를 남겨둔 시점이다.
안영준은 29일 SK와 계약기간 5년, 보수총액 7억5천만원(연봉 5억2500만원·인센티브 2억2500만원)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FA 시장 개장 초기부터 별다른 고민 없이 잔류 방향으로 마음이 모아졌다는 후문이다. SK 관계자는 “안영준은 처음부터 잔류 의사가 확고했다. 감독과의 신뢰, 팀에 대한 애정이 분명했다. 첫 미팅부터 2~3시간가량 금액 조건 없이 대화를 나누며 큰 틀에서 남겠다는 의지를 보여줬고, 조금씩 세부 조율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외부 영입 소식도 들렸다. 한국가스공사에서 FA 자격을 얻은 김낙현과 계약했다. 김선형이 떠난 가드 자리를 메우기 위한 카드였다. SK의 이번 FA 시장 당초 목표는 허훈(KCC)이었지만, 신중한 자세로 나아가던 중 영입은 끝내 불발됐다. 허훈이 KCC로 향하자 FA 가드들의 연쇄 이동이 일어났다. 김선형은 KT 유니폼을 입게 됐고, SK는 곧장 김낙현에게 접촉했다.
협상 과정은 일사천리였다. 단 하루 만에 조건이 맞춰진 것. 계약기간 5년, 보수총액 4억5천만원(연봉 3억1500만원·인센티브 1억3500만원) 조건으로 계약했다. 앞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빠르게 재편됐다. 김낙현에게 직접적인 제안을 넣은 건 28일 밤부터였다. 때마침 선수가 서울에 올라와 있던 덕분에 곧장 만날 수 있었다”며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했다. 김낙현은 SK가 부족했던 외곽에서 분명히 강점을 더해줄 수 있는 자원”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SK의 에어컨 리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잔류시킬 자원들이 있다. 또 다른 집토끼 FA 오재현과 은퇴를 예고했던 워니다. 다만 오재현의 경우 다른 팀에서도 탐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서는 “남겨야 할 자원임은 틀림없다”면서도 “타 팀 제안이 있다고 들었다. 오늘(29일) 혹은 내일 선수 측과 만날 예정이다. 계속해서 대화를 구체적으로 나눠봐야 결론이 날 듯싶다”고 했다.
현시점 가장 급한 건 워니다. 한국농구연맹(KBL)에 따르면 차기 시즌 외국선수 재계약 마감 시한은 30일 오후 3시까지다. 하루가 채 남질 않았다.
SK는 워니와 막판 조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지 에이전트에 재계약 제안서와 거부 동의서 등을 보낸 상황이다. 운명의 OX를 앞두고 있다. 구단 측은 29일 “워니와는 출국 전 만남을 가졌고, 미국에서 답을 주기로 했다. 오늘 밤을 비롯, 내일 오전쯤이 실질적인 마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음 시즌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어디까지나 선수의 최종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 챕터를 열게 된 SK다. 너무나 큰 변화다. 무려 14년을 함께한 ‘터줏대감’ 김선형이 떠났다.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 SK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새 시즌의 지형도를 그리는 중이다. 마음에 새긴 퍼즐 조각은 아직 미완성이다. 지금의 이 결정들이 다음 시즌 기사단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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