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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프로모션의 진화] 자본 경쟁된 K팝신…‘특별함’이 필요해

입력 : 2025-05-27 06:32:00 수정 : 2025-05-26 23: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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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기획사, 컴백 프로모션 다양화
자본력은 핵심, 특별함도 필요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국문화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제공.

 음원보다 티저 영상이 더 화려하고, 쇼케이스보다 유튜브 숏츠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K-팝은 더 이상 음악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수십억원을 들인 프로모션이 기본이 된 지금 대형 기획사만이 살아남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중소형 기획사는 틈새시장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자본력이 핵심인 프로모션  

 

 “통장은 준비돼 있어. 너흰 컴백만 하면 돼!”라는 외침은 아이돌 팬덤이 흔히 내뱉는 말로 앨범과 공연 등에 투자할 비용을 미리 마련해두고 컴백을 기다린다는 의미다. 이들의 소비를 자극하기 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프로모션은 중요한 요소다.

 

 일례로 과거 앨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기획된 방식 중 하나가 추가 비용을 들여 제작하는 랜덤 포토카드다. 오래전부터 아이돌 그룹은 앨범 1장마다 멤버의 얼굴이 담긴 랜덤 포토카드를 1장씩 포함시킨다.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감상하며 CD는 그저 소장용이 된 현실 속에서 실물 앨범 구매의 이유는 최애 멤버의 포토카드를 가지기 위해서다. 원하는 포토카드를 가지기 위해서는 여러 장의 앨범 구매가 불가피하다.

 

 그런데 최근 눈에 띄는 프로모션은 포토카드 수준이 아닌 통 큰 투자가 필수다. 팝업스토어가 여전히 대형기획사 위주로 제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팬에겐 경험과 소통의 장인 동시에 기획사에는 MD 판매로 인한 부가 수익을 가져다준다.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 팝업의 성지로 떠오르는 성수동 일대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도 크다.

 

 컴백 시즌이면 온오프라인을 뒤덮는 프로모션의 홍수 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 이는 탄탄한 자본과 기획력을 가진 대형 기획사의 소속 가수들이다. 대형 기획사의 경우 단순한 한 종류의 마케팅 비용만 수억원을 지출한다. 익명의 관계자는 “중소형 기획사는 마케팅 비용에 거액을 투자하기 힘든 현실이다. 대형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플랫폼 최적화에는 자본이 필요한 시대가 됐고, 각 플랫폼마다 알고리즘을 뚫기 위한 전략적 광고 비용이 적지 않다. 또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프로모터와 쇼케이스, 방송 출연 등을 위한 국가별 전략을 위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결국 팬덤 활성화, 미디어, 광고 등의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파급력이 생기는 시장이 되면서 음원 만으로 천천히 가는 방식은 K-팝 시장에선 잘 통하지 않는 상황이 됐다. 

 

◆중소형 기획사, 특별함만이 생존의 길  

 

 K-팝 시장에서 데뷔 첫 주가 승부처라고 한다. 앨범 초동 판매량, 유튜브 조회수, 글로벌 플랫폼 순위까지 모든 수치가 출시 직후 일주일 내에 결정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형 기획사들은 이 시점을 위해 수십명 규모의 제작팀과 마케팅 인력을 동원한다. 더욱이 팬덤의 눈높이까지 대형사 기준으로 맞춰져 있다. 티저, 콘셉트 포토, 세계관 영상이 없는 팀은 아예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각종 프로모션의 한 부분인 글로벌 팬을 위한 자막 제작, 알고리즘 최적화 콘텐츠 기획, 숏폼용 촬영 분리 등은 전문 인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대부분의 중소 기획사는 한두 명이 제작부터 홍보까지 병행하며 근근이 운영된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중소형 기획사에도 살아남는 법은 있다. 대형사처럼 싸울 수 없다면 다르게 싸우는 법을 택해야 한다. 독창적 세계관으로 팬 몰입 유도하고, 특화된 장르를 개발해야 한다. 또 팬이 직접 그룹 운영에 관여하는 구조를 만들어 정보를 확산시키는 방법도 있다. 이른바 팬 커뮤니티 기반 충성도를 확보한 뒤 프로모션에 활용하는 방안이다. 분업도 고민해야 한다. 유통은 대형사와 손잡는 방식이다. 제작-유통을 분리하고 대형 레이블에 일부를 위탁하는 방식이다.

 

 현재의 K-팝은 사실 자본과 시스템 중심 산업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정체성을 구축하고, 플랫폼 시대에 맞는 팬 소통 방식을 찾아내는 중소형 기획사들은 살아남고 있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K-팝의 주력인 아이돌 산업은 크게 보면 캐릭터 산업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음악 사업으로 바라보기엔 다른 영역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형 기획사의 대규모 프로모션이 비판의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다만 중소 기획사와 대형 기획사의 격차는 점차 벌어질 것이다. 중소 기획사가 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졌고, 이제 남들이 하지 않는 더 특이한 상품들을 내놔야 한다. 대형에서 하지 않을 특별한 소재를 발굴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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