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이상민 총괄 디렉터 "준비만 꼬박 1년"

2000년대 초 드라마타이즈 형식의 뮤직비디오가 유행처럼 번졌다면 이젠 세계관과 퍼포먼스가 주된 뮤직비디오 형식이 대부분이다. 타이틀곡과 연관된 스토리텔링을 통해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함이다. 여기서 더 진화해 ‘전곡 영상화’라는 도전에 나서 그룹까지 생겼다.
2023년 9월 데뷔한 라이즈는 정체성이자 방향성으로 이모셔널 팝(Emotional Pop)을 내세웠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라이즈의 독자적 음악 장르다. 멤버들이 성장하며 겪는 경험과 그 안에서 느낀 솔직한 감정을 음악에 담아 표현해가고 있다.
라이즈는 19일 첫 정규앨범 ‘오디세이’를 발표하며 “라이즈가 어떤 팀이냐고 묻는다면 이번 앨범 하나로도 설명이 끝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를 위해 선택한 프로모션은 가요계 최초로 도전한 ‘라이즈 오디세이 프리미어’다. 수록된 10곡을 모두 영상화해 약 40분 러닝타임의 시네마틱 필름 형태로 구성했다. 정식 앨범 발매에 앞서 유료 팬 커뮤니티를 통해 온라인에 선공개한 후 오프라인 극장 상영을 병행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태국 극장 상영도 진행해 컴백 분위기를 예열했다.
듣기만 하던 음악에서 보고 이해하는 음악으로의 진화다. 단순히 뮤직비디오를 엮어 완성한 영상물이 아닌, 각 곡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라이즈가 전하고자 하는 감정의 메시지들을 한층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겟 어 기타’를 시작으로 음악에 성장 과정을 담아낸 라이즈의 정체성, 이모셔널 팝의 완성체다.

라이즈의 성장과 경험과 감정을 음악과 퍼포먼스로 표현하고 실현해 나가는 것이 라이즈 고유의 음악 ‘이모셔널 팝’이다. 오디세이 프리미어 제작을 담당한 SM 위저드 프로덕션 이상민 총괄 디렉터는 “이를 완벽하게 공감하고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서 단순한 음악과 뮤직비디오가 아닌, 라이즈의 성장사와 감정들이 그대로 담긴 시네마틱 필름으로 앨범 전체를 콘텐츠로 기획 및 제작하게 됐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K팝의 역사를 만들어온 SM에서도 시네마틱 필름은 첫 시도다. 이번 라이즈의 컴백 프로모션이 ‘SM 역대급 지원’이라고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총괄은 “첫 시도가 라이즈인 이유는 오디세이의 음악과 트랙 순서, 메시지가 처음부터 하나의 이야기로 기획됐기 때문이다. 앨범의 맥락을 고려해봤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프로모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프로모션이 실현 가능했던 이유는 그동안 SM이 쌓아온 히스토리와 노하우가 있었던 덕분이다. SM의 콘텐츠는 ‘보는 음악’이다. 이러한 콘텐츠를 제일 멋지게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 극장이라고 예전부터 생각해왔는데, 실현을 라이즈로 하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지난해 6월 발표한 첫 미니앨범 라이징 이후 11개월 만의 신보, 데뷔 2주년을 앞두고 발표한 정규앨범이다. 앨범 기획부터 음악 제작, 영상 구성 등 컴백 준비 기간만 꼬박 1년 여가 걸렸다. 내부 직원뿐만 아니라 7곳의 외부 프로덕션과 협업을 이어왔고, 감독 및 출연진 포함 400명 이상의 스태프 군단과 함께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 총괄은 이번 프로젝트의 키워드로 스케일과 스토리를 꼽았다. 그는 “앨범명인 오디세이라는 말 자체가 거대하니까 프로젝트도 그 이상으로 커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보는 사람들의 감정에 더 크게 와 닿고 라이즈의 이모셔널 팝과 라이즈의 리얼타임 오디세이가 많은 이들에게 공감되길 바랐다”고 작업 과정을 전했다.
누구도 도전하지 않은 최초의 시도였다. 기획의도에 맞게 완성하는 자체가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이 총괄은 “영상 하나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음악-메시지-비주얼을 모든 부분을 잘 표현해야 하고, 심지어 주어진 예산 안에서 진행해야 하니까 당연히 힘든 점도 있었다”면서도 “뚜렷한 목적지가 있으니 상황에 따라 계속 경로를 변경하면서 의도에 적합한 작업물로 완성될 수 있게 신경 썼다”고 돌이켰다.
작게는 앨범의 장르, 콘셉트부터 무대 위 의상과 퍼포먼스, 컴백 프로모션까지 K팝의 확장과 성장에 따라 가수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팬과 대중에게 낯선 경험과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보이지 않은 곳에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탐구하는 것은 이들의 몫이다. 이 총괄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편이다. 인상 깊게 남은 기억을 꺼내 적절히 믹스매치해 기획을 주도한다. “계속 무언가를 보며 기억해 두려 한다”고 답한 그는 “특히 인문학, 비문학 관련 책을 많이 읽는다. 신문은 매일 보고 매거진도 좋아한다. 깊은 인상을 주는 건 민감하게 받아들이려 한다”고 했다.
라이즈 오디세이 프리미어에 대해 “개인적 만족도는 100%다. 할 수 있는 걸 다 했기 때문”이라고 자신하면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모든 부분에서 멤버들과 스태프들과 최선을 다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끝으로 기억에 남는 팬의 반응을 전했다. 이 총괄은 “‘보이는 음악이 아닌 듣고 느끼고 춤추고 싶게 만드는 음악’이라는 댓글을 봤다. 결국 이렇게 모두를 공감하게 하는 음악이 라이즈의 독자적 장르 이모셔널 팝이다. 많은 분이 시네마틱 필름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기쁘다”는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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