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두산, 상황을 타개해줄 구원자들을 절실하게 기다린다.
프로야구 2025시즌을 준비하던 두산의 화두는 바로 거물급 외인 투수 연쇄 영입이었다.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콜 어빈, 국내 복수 구단의 뜨거운 관심을 받던 잭 로그까지 품으면서 일순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외인 원투펀치를 뒷받침할 국내 선발진이 부실해도 너무 부실하다.
두산의 이름 앞에 9위라는 어색한 수식어가 붙어 있는 배경이다. 개막전을 치르기도 전에 곽빈이라는 국가대표 선발이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불행이 시작됐다. 최원준-최승용-김유성 라인업으로 항해에 나서봤지만, 김유성의 부진과 함께 5선발 자리가 좀처럼 안정되지 않았다. 여기에 제 역할을 해주던 최승용까지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 투구 도중 왼손 중지 손톱이 깨지면서 1군에서 빠져나갔다. 최준호, 홍민규, 최민석 등 대체 자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투입됐지만, 역시 녹록지 않았다.
실제로 두산 선발진의 성적표는 아쉽다. 팀 평균자책점 4.56으로 리그 8위다. 콜어빈(3.73), 잭로그(3.32)를 빼면 수치는 더 최악을 향해 간다. 이 상황을 뒤집지 않으면, 반드시 필요한 여름의 반등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쉽게 죽으라는 법은 없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낭보가 조금씩 도착한다. 먼저 최승용의 복귀다. 부상 하루 뒤인 16일에 1군 말소된 그는 휴식과 치료를 병행하며 재등록을 위한 열흘을 모두 채웠다. 의도한 쉼표는 아니었지만, 한번쯤은 필요했던 충전 시기를 가지며 몸 관리에 열을 올렸다는 점에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최승용이) 엔트리 빠지면서 관리를 잘했다. 27일 엔트리에 등록해서 바로 선발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령탑의 전언대로 27일 수원 KT전이 그의 복귀전이 될 전망이다. 앞서 9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4.30(46이닝 22자책점) 그리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3차례나 보여준 좌완의 복귀는 두산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반가움에 반가움을 더하는 소식도 있다. 바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곽빈의 소식이다. 지난해 15승(9패)으로 생애 첫 다승왕을 빚어내며 두산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한 그는 올해 아직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적이 없다. 공백기간 동안 옆구리 부상 회복에 총력을 기울인 끝에, 본격적으로 재활 시계를 돌리는 중이다.
지난 22일 불펜 피칭에서 30구를 뿌리며 상태를 점검했다. 이어 전날(24일) NC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⅓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29구를 뿌렸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51㎞가 찍혔다.

이 감독은 “아주 가볍게 던지는데 구속이 나오더라. 아직까지 특별한 징후는 없다고 한다. 잘 오고 있다. 29일에 2군 경기를 한 번 더 던지고 다음 스케줄을 잡겠다”며 “다행히 팔꿈치나 어깨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 잘 회복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빈이가 돌아오면 굉장히 큰 힘이 될 거다. 빨리 오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몸이 돼야 오는 거다. 돌아오면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켜줘야 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려 한다. 본인의 의중도 중요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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