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그대로 ‘인생투’를 펼친 날이었다. 우완 조이현(KT)이 상승세를 탔던 KIA 타선을 제압하며 주중 3연전 첫 경기서 승리투수를 거머쥐었다.
KT는 20일 홈 수원 KT 위즈 파크서 열린 2025 신한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KIA와의 맞대결을 5-3으로 이겼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조이현은 5⅓이닝 동안 70구를 던져 5피안타 1사구 3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올 시즌 1군 첫 등판이었던 지난 5일 수원 NC전(5이닝 2실점·패전)에 이어 의미 있는 역투를 재차 펼친 끝에 거둔 마수걸이 선발승이다. 더불어 지난해 9월5일 사직 롯데전 이후 257일 만의 선발 승리이기도 하다.
대체 선발 카드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당초 선발 투수 순번은 우완 소형준이었다. 다만 팔꿈치 수술 뒤 복귀 2년 차에 선발 보직으로 복귀한 만큼 관리 차원에서 휴식이 결정됐다. 대신 기회를 얻은 조이현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인 것. 직구(31구)와 포크볼(21구), 슬라이더(13구), 커브(5구)를 던졌고, 최고 시속 142㎞를 찍었다.

순탄했던 건 아니다. 1회 초 삼자범퇴 후엔 매 이닝 출루가 나오면서 위기 상황에 놓인 바 있다. 조이현은 병살타와 외야 뜬공을 끌어내며 상황을 타개했다. 2회와 4회 모두 병살타로 이닝을 종료한 게 대표적이다. 6회 초 아웃카운트를 하나 내준 뒤 KIA 오선우에게 2루타를 허용해 교체됐다. 후속투수 원상현이 최형우 상대로 투런포를 내줬고, 책임주자가 홈을 밟아 기록지엔 조이현의 1실점이 올라갔다.
그럼에도 조이현의 투구는 눈부셨다. 2023년 KT 합류 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궂은일을 도맡았다. 이날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면모를 보여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팀 동료들도 힘을 보탰다. 타선에선 장성우(1안타 1홈런)와 강백호(2안타)가 각각 2타점씩 책임지며 점수를 지원했다. 불펜에서는 원상현(⅔이닝 1실점)을 비롯, 김민수와 손동현(이상 1이닝 무실점), 박영현(1이닝 1실점) 등이 차례로 나와 끝끝내 리드를 지켜내며 조이현에게 값진 하루를 선물했다.
경기 뒤 이강철 감독은 “선발 조이현이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말 좋은 투구를 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도 최소 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조이현의 시즌 첫 승 축하한다”고 전했다.
타선을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타선에서는 1회 무산될 뻔 했던 찬스에서 강백호의 타점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장성우의 투런 홈런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1회와 5회 중요한 순간 마다 타점을 기록한 강백호의 활약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는 “선수들 수고 많았고,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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