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이적을 터닝포인트 삼아 노력해 온 게 결실로”
베테랑부터 동기의 조언…동료들 도움에 단단해진 멘탈
“한 시즌 10승을 향해…기복-체력 문제 극복하는 게 목표”

“우리 팀 에이스입니다.”
프로야구 KT 이강철 감독의 찬사가 한 선수를 향한다. 다름 아닌 2025시즌 번뜩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좌완 오원석이다. 이적하자마자 커리어하이 시즌을 새롭게 작성할 기세로 달려간다. 9경기 등판 5승2패 평균자책점 2.34(50이닝 13자책점)를 올렸다. 19일 기준 그의 평균자책점은 리그 7위, 국내 2위다. 토종 좌완만 따지면 단연 으뜸이다.
프로 데뷔 6년 차에 쾌조의 출발을 끊었다. SK-SSG서 활약한 앞선 5시즌과 비교해도 확연하게 좋은 흐름이다. 선수 본인도 최상의 컨디션임을 실감하고 있다.
“지금까지 던졌던 시즌 중에 페이스가 가장 좋다”고 운을 뗀 오원석은 “동기부여가 컸다. 트레이드 이적을 터닝포인트(전환점)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비시즌부터 열심히 준비했고, 조금씩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기분 좋다”고 미소 지었다.


만족은 없다. 항상 발목을 잡았던 기복 문제를 경계하고, 또 경계한다. 오원석은 “그동안 돌이켜보면 잘 던지다가 볼넷 한 번 나오면 와르르 무너지는 패턴이 많았다”면서 “그런 모습이 자주 나오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퐁당퐁당’하는 투수보단 안정적인 투수가 되길 원했는데, 주변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에 멘탈적으로 단단해진 느낌”이라고 밝혔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던가. 베테랑 우규민과 고영표부터 시작해 동기 소형준의 조언이 컸다. 이를 두고 “더그아웃에서 일상처럼 툭툭 나오는 말들이 사소해 보여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글러브가 팬들 사이 화제가 된 바 있다 . KT의 전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의 글러브를 끼고 구단 화보 촬영에 나선 게 이목을 끌었다. 오원석은 “시범경기 때로 기억한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내 장비를 못 챙겨서 눈 앞에 보이는 왼손잡이용 글러브를 들었다. 알고보니 벤자민 선수가 남기고 갔던 글러브더라. 이후엔 반납하고, 실제로 마운드에선 내 글러브로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분 좋은 해프닝이 된 셈이다. ‘벤자민의 기운을 받은 것 아니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이 감독은 오원석의 연이은 호투 배경으로 체인지업 구종을 꼽았다. 중요한 상황에서도 결정구로 던지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직구, 슬라이더와의 조화를 챙겼다는 분석이다. 제춘모 투수코치와 포수 장성우가 일등공신이다. 제 코치의 경우 기술적인 측면을, 배터리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장성우는 자신감을 북돋았다.
오원석은 “코치님과 (체인지업 관련)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다”며 “주제는 ‘그립은 선수가 편한 대로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부터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던지면 좋을지’까지 다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성우 선배님의 리드를 100% 신뢰한다. 체인지업이 필요할 때면 사인이 절묘하게 나오더라.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나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한 시즌 10승은 오원석이 데뷔 후 줄곧 바랐던 목표다. 2023년 8승(10패)이 가장 근접했던 시즌이었다. 올해야말로 최적기인 만큼 결승선을 바라보며 전력 투구에 임한다.
오원석은 “10승은 물론, ‘체력 부족’ 꼬리표도 떼고 싶다. 매 여름마다 부진했던 건 사실이다. 풀어야 할 숙제다. 올 시즌만큼은 다를 수 있도록 지금의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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