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을 비웠더니….”
엄재웅이 활짝 웃었다. 18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막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폼 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엄재웅은 “예상했던 것보다 시즌 초반에 빠르게 우승했다. 정말 기쁘고 투어 3승을 이뤄 선수로서 뿌듯하고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상 악화로 많은 선수가 어려움을 겪었다. 평소 체력이 좋지 않은 편이라 힘들었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임했다”고 덧붙였다.
엄재웅은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진행된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서 4언더파 68타를 작성, 최종 합계 11언더파 202타로 이태훈과 동타를 이뤘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 엄재웅은 파를 기록하며 더블보기를 범한 이태훈은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15~16일 경기가 기상 악화로 연기되면서 17~18일 이틀 동안 3라운드 54홀 대회로 축소됐다. 3라운드 축소에도 KPGA 투어 규정에 따라 엄재웅은 우승 상금 2억6000만원을 챙겼다.

힘겨운 여정이었다. 특히 마지막 날 무려 37홀을 도는 강행군이 펼쳐졌다. 오전에 2라운드 잔여경기를 치른 데 이어 오후 3라운드, 여기에 연장까지 쉼 없이 치러야 했다. 피로가 쌓이는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2라운드까지 7언더파로 선두 황중곤과 4타 차이가 났던 것을 떠올리면 더욱 놀랍다. 엄재웅은 “투어 생활하면서 연장은 처음이라 긴장이 많이 됐다”면서 “욕심을 낸다고 우승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쳤다”고 말했다.
엄재웅은 2008년 데뷔했다. 2018년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첫 승을 신고했고, 2023년 백송홀딩스 아시아드CC 부산오픈에서 2승을 거뒀다. 그리고 1년 7개월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컵을 마주했다. 이날 우승으로 좀 더 힘을 낼 수 있을 터. 자신감을 갖고 힘차게 달리려 한다. 엄재웅은 “시즌 첫 우승을 빨리한 만큼 시즌 2승까지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상반기는 KPGA 투어에 집중하고, 하반기엔 아시안투어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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