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수리와 갈매기가 성적과 관중 동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내며 흥행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5시즌 프로야구 초반 흥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은 단연 한화와 롯데다. 로열티, 이른바 ‘팬 충성도’는 원래도 높았지만, 올 시즌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실적까지 뒷받침되며 현장 열기가 확연히 살아났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한화는 7일 기준 홈 19경기에서 총 32만268명의 관중을 끌어모았다. 평균 1만6856명, 매진 기준인 1만7000명에 바짝 다가서는 수치다. 새로 문을 연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홈 19경기 중 16경기를 매진시켰다.
특히 지난달 13일 키움전부터 시작해 7일 삼성전까지 12경기 연속 매진 행진 중이다. 한화는 이미 직전 2024시즌 홈 71경기 중 무려 47경기를 매진시키며 KBO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올해는 여기에 신구장 개장을 비롯, 1위 질주 호재 등이 겹치며 흥행 폭발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사직 야구장도 연일 북적이는 중이다. 롯데는 올 시즌 사직에서 23경기를 치른 바 있다. 홈 20경기에 4월 중순 NC와의 원정 시리즈 3경기를 창원 NC파크 안전점검 여파로 사직에서 소화했다. 이 중 11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최근 흥행 페이스다. 지난달 24일 한화전을 기점으로 홈에서만 7경기 연속 매진을 달성한 것.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팀의 성적이 팬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올 시즌 사직야구장 평균 관중은 1만8795명(홈 1만9117명), 누적 관중 수는 43만2292명(홈 38만2339명)에 달한다.
단순 두 팀만의 호재로 끝나지 않는다. 한화와 롯데의 선전은 프로야구 전체의 흥행을 더 높은 차원으로 견인할 카드로 평가받는다. 두 팀 모두 최근 수년간 가을야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순위 상승 곡선에 고무된 팬들 입장에선 마침내 오랜 갈증을 풀어낼 적기로 보고 있다.
뜨거운 팬심(心)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두 팀의 올 시즌 몇몇 경기는 온라인 예매 개시 수 분여 만에 전석이 동나는 진풍경도 펼쳐질 정도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야구장 브이로그부터 직관(직접 관람) 인증 게시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연고지에도 활력 가득한 온기가 돌고 있다. ‘일상이 된 야구’는 구단과 팬을 넘어 지역 사회마저 웃게 만든다. 두 팀의 연고지인 대전과 부산도 웃음꽃이다. 숙박과 식음, 교통, 관광 등 연계 가능한 산업은 덩달아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덕분에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한화와 롯데가 뛰는 날, 도시 전체가 움직이는 셈이다. 야구장 안팎이 모처럼 ‘기대감’으로 채워졌다. 한화와 롯데가 다시 그려나가고 있는 KBO리그 흥행 지도의 향방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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