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정적인 승부처를 잡아낸 제자의 결단, 미소가 절로 지어질 수밖에 없었다.
프로야구 KIA는 지난 6일 고척 키움전을 5-3으로 이겨 기분 좋은 2연승을 품었다. 팽팽하던 흐름을 가져온 한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3-3으로 맞선 8회초, 무사 1·2루에서 대타 김규성이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작전으로 천금같은 1타점 적시 결승타를 뽑아낸 것. 승리를 부른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벤치는 번트 지시를 내렸지만, 김규성에게 자율을 부여하는 여지를 남겼다. 과감했던 선수의 대처가 빛났던 대목이다.
시리즈 스윕을 노리는 7일, 더그아웃에서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그 상황 되기 전부터 규성이한테 1·2루 되면 나간다고 얘기를 했고, 최대한 굴려야 된다고 했다. 번트 실패로 1사 1·2루가 되면 제일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떻게든 굴려서 최소 1·3루라도 만들어야 했다”며 “대신 빼서 치면 과감하게 쳐도 상관없다고 했다. 규성이가 과감하게 해준 게 코스가 좋게 잘 빠져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김규성은 유독 고척돔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고척돔 통산 21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 등을 올렸다. 내야 백업요원이기에 많은 지표가 쌓인 건 아니지만, 충분히 미소 지을 만한 좋은 기억을 남겨왔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맞다. 규성이가 돔에서 잘한다. 돔구장에서 기운이 좋다.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했어야 했다. 홈런도 하나 나와줘야 되는데 아직 안 나온다”며 취재진을 웃음 바다에 빠뜨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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