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FC안양이 FC서울과의 ‘연고지 더비’에서 한 골씩 주고받으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안양은 서울과의 역사적인 첫 홈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승리가 절실했던 서울은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안양은 6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서울과 1-1로 비겼다. 안양이 후반 6분 마테우스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으나 후반 35분 문선민의 동점골이 나오면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 팀의 맞대결은 K리그1의 최고 흥행카드다. 안양과 서울은 연고지로 인한 악연이 얽혀 있다.
안양을 연고로 한 LG 치타스(서울의 전신)가 2004년 2월 서울로 갑작스럽게 서울로 연고지를 옮겼고 이 과정에서 안양 팬들은 하루아침에 응원하던 팀을 잃어버렸다. 새 축구팀에 대한 갈망이 컸던 안양팬들은 힘을 모아 2013년 시민구단인 FC안양을 탄생시켰다.
서울이 K리그1의 대표 강팀으로 자리 잡고 안양이 K리그2에서 승격을 하지 못하면서 리그에서 두 팀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2017년 4월 FA컵(현 코리아컵)에서 한 차례 맞대결을 벌였는데, 이때는 서울이 안양을 2-0으로 꺾었다.
안양이 사상 처음으로 지난 시즌 K리그1으로 승격하면서 마침내 리그에서 두 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올 시즌 K리그 최고 흥행카드로 떠올랐다.
지난 2월22일 리그에서의 첫 맞대결에서는 서울이 2-1로 안양을 꺾으면서 K리그1 터줏대감의 자존심을 보여줬다. 이날 2번째 맞대결에서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 전 유병훈 안양 감독은 “오늘 경기는 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며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준비했다”며 “선수들도 이 부분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늘 팬들의 울분과 열정을 결과로 증명해 보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김기동 서울 감독은 안양전에 대해 “(라이벌이 아니라) 그냥 한 경기다”라며 “이겨야 할 타이밍에 이겨야 할 경기”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유 감독의 각오와는 다르게 안양은 전반 내내 서울에 끌려가면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 32분 안양의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내에서 최준의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됐으나 비디오판독(VAR) 끝에 판정이 번복되며 아쉬움을 샀다. 첫 슈팅은 전반 39분이 되어서야 나왔다. 반면 서울은 지난달 어깨 부상을 당했다 이날 복귀한 정승원을 앞세워 줄기차게 안양 골문을 노렸다. 결국 양 팀은 전반에 득점 없이 마무리했다.


승부를 내야하는 후반. 먼저 기회를 잡은 건 안양이었다. 후반 6분 측면 수비수 토마스가 후방에서 전방으로 낮고 긴 키패스를 찔렀다. 쇄도하던 마테우스가 공을 받은 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을 시원하게 갈랐다. 신이 난 안양 서포터스는 “안양만세!!!”라고 외치면서 그라운드의 열기가 달아올랐다.
하지만 서울 역시 만만치 않았다. 후반 11분 정승원과 정한민, 조영욱을 빼고 아껴뒀던 둑스와 린가드, 문선민을 동시에 투입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결국 줄기차게 공격 기회를 만들던 서울은 동점에 성공했다. 후반 35분 린가드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의 문선민이 헤더로 안양의 골문을 갈랐다.
결국 양 팀은 더 이상 추가골을 넣지 못한 채 승부를 마무리지어야 했다.
올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한 안양은 승점 16(5승1무7패)로 7위에 자리잡았다. 최근 6경기에서 3무3패에 그친 승점 14(3승5무4패)로 9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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