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홀서 나흘간 공연
서울 시작으로 8월까지 월드투어 전개

‘성장형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두 번째 월드투어, 나흘간의 서울 공연을 마쳤다. 규모도, 기간도 크고 길어진 이번 공연으로 한층 성장했다. 여섯 멤버와 긴 여정을 함께해준 빌런즈(공식 팬덤 명)에게 공을 돌렸다.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새 월드투어 ‘뷰티풀 마인드(Beautiful Mind)’ 서울 공연이 열렸다. 지난 2일부터 나흘간 열린 이번 공연은 전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나흘에 걸친 공연은 멤버들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데뷔 후 조금씩 공연장의 규모를 키워온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성장을 의미하기도 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총 15회의 콘서트 시리즈 ‘클로즈드 베타(Closed ♭eta)’를 펼쳤던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다. 지난해 11월에는 공연장 규모를 2배 이상 넓힌 올림픽홀에서 3일간 단독 콘서트 ‘리브 앤드 폴(LIVE and FALL)’을 열었다.

그리고 다시 올림픽홀에서 두 번째 월드투어 ‘뷰티풀 마인드’의 포문을 열었다. 록 발라드부터 헤비메탈까지 장르의 폭도 넓어졌다. 정규 1집부터 최근 발표한 미니 6집까지 총망라하는 세트리스트가 부담스럽기도 했다. 멤버들은 입을 모아 4일간의 긴 공연에 대한 부담과, 무사히 끝낸 것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건일은 “심적 부담이 가장 큰 공연이었다. 합주를 준비할 때부터 세트리스트를 반 정도 오면 쉬었다 가야할 정도였다”고 고백하며 “다 하고나니 후련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다”고 돌아봤다. 정규 1집의 수록곡 ‘불꽃놀이의 밤’을 연주하던 드러머 건일은 기타리스트 준한과 눈을 마주친 순간을 언급하며 “무표정한 준한이가 날 보며 해맑게 웃어주더라. 준한이의 미소를 보니 팔의 아픔과 긴장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나도 빌런즈에게 그런 미소를 지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바랐다. 그는 “4일 간의 무대는 여러분이 없으면 할 수 없었다. (박진영) 피디님이 연말 콘서트마다 ‘가수는 관객이 있어야 공연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 여러분이 있기에 우리가 음악할 수 있다”고 빌런즈를 향한 진심을 전했다.
키보디스트로 보컬을 함께 맡은 정수는 “내게 도전이었던 공연이다. 버겁기도 했지만 재미도 있었다. 오래 기억하고 싶다”고 의미를 찾았다. 이어 “성치 않은 목으로 노래해야해서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나를 보며 고맙다고 해주는 여러분을 보며 많은 걸 느꼈다. 여러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싶다. 내일 하루를 살아가는 동기가 될 수 있는 순간들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넘겨 받은 가온은 누구보다 솔직한 속마음을 고백했다. “첫 콘서트를 했을 때와 비교하면 세 배 정도의 빌런즈가 공연장을 채워주셨다. 너무 아름답고 예쁜 모습에 마음이 찡하게 울렸다”고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을 향해 감사를 전했다. “올해 들어 많이 바뀌었다”고 운을 뗀 가온은 “작년엔 뭘 해야할지도, 어떻게 살아갈 지도 모르는 의지 박약이었다. 괜찮은 척 했는데 무대에서 티가 나더라.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올해 가온의 목표는 ‘나를 위한 시간 보내기’다. “올해부터는 나를 믿기 시작했다”고 밝게 웃어 보인 가온은 “내가 하고 싶은 걸 쭉 해나가겠다. 지금 목표는 무대에서 여러분을 보며 멤버들과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오드 역시 나흘간의 공연과 쉽지 않은 세트리스트에 걱정이 앞섰다고 고백했다. 그런 그에게 힘을 준 건 공연장을 메운 빌런즈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함박 웃음을 지어주고 뛰며 같이 즐겨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에게 힘이 되는 무언가가 있길 바란다. 그것들이 여러분을 어둠에서 꺼내주길, 여러분이 행복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이날 초록색의 파격적인 헤어스타일로 눈길을 끈 준한은 소감도 독특했다.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면서, 내 의도를 쉽게 알아봐 줄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관심을 주는 팬들의 수가 늘어나는 걸 보면 고맙다”면서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통하는 게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성장하면서 표현을 다듬어 가겠다. 여러분이 그렇듯, 우리도 여러분의 웃음에 힘을 얻는다. 앞으로도 웃으며 살아가보자”라고 담백한 소감을 전했다.

“더 킹 이즈 백”을 외치며 마지막 주자로 나선 주연은 더 넓은 공연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백스테이지에서 객석을 꽉 채운 여러분의 모습을 보며 ‘언젠가는 이 공연장도 작아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오늘 이 공연을 마지막으로 이 공연장과 작별하고 싶다”고 말하자 관객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가수에게 공연장 규모는 동원 가능한 관객의 규모, 즉 인기를 의미한다. 데뷔 이후 차근차근 공연장의 규모를 키우며 성장을 증명해온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야심찬 목표이기도 했다.
활동곡을 총망라한 30여 곡, 200분이 넘는 공연이 펼쳐졌다. 마지막 무대에서 여섯 멤버는 플로어와 1층, 2층 객석까지 숨가쁘게 달리며 모든 관객들과 손을 마주치고 인사하며 호흡했다. 다시 “앵콜”을 외치는 빌런즈의 요청에 다시 각자의 자리에 선 멤버들은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의 오프닝을 장식한 ‘뷰티출 라이프’를 선곡하며 나흘간의 ‘뷰티풀 마인드’의 엔딩을 장식했다.
이번 공연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이름을 건 두 번째 월드투어다. 서울을 시작으로 17일 방콕, 31일 쿠알라룸푸르, 6월 14일 부산, 21일 자카르타, 25일 수라바야, 7월 11일 타이베이, 20일 대구, 26일 싱가포르, 8월 2일 브루클린, 5일 워싱턴 D.C., 8일 애틀랜타, 10일 어빙, 14일 로스앤젤레스, 16일 새너제이(산호세) 등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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